김대권 대표
김대권 대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바이오업체 보로노이(대표 김대권·김현태)는 비소세포성 폐암 치료제의 독성실험을 다음달 진행한 뒤 내년 초에 1차 임상실험에 들어간다고 6일 발표했다. 독성실험은 신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임상 전 단계 과정이다.

비소세포성 폐암은 신체 내 돌연변이 단백질이 활동하면서 발병하는 암의 일종이다. 비흡연자가 폐암에 걸리는 경우가 해당된다. 김대권 대표는 “비소세포성 폐암은 서양보다 동양 여성들에게 자주 발병하며 한국, 일본, 중국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개발하는 신약후보물질은 돌연변이 단백질을 억제해 주는 기능이 있다. 폐암 유발 물질을 선택해서 억제하는 표적치료제다. 돌연변이 단백질이 뇌로 전이되는 것도 차단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대표는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의 40~50%가 뇌로 전이돼 뇌암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뇌로 이동하는 돌연변이 세포를 억제하기 때문에 폐암으로 인한 뇌 전이를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치료제는 일반 항암치료제처럼 주사투약 방식이 아니라 하루에 한 번만 먹는 경구용으로 개발된다.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일상생활 속에서 폐암 치료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이 회사는 또 사람 체내에서 과다하게 분비하는 면역물질을 억제하는 자가면역 표적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면역세포가 과다하게 활동하면 정상세포를 죽이는 부작용으로 아토피 피부염, 류머티즘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이 발병할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하는 체내 신호전달물질을 억제하는 1차 임상실험을 지난 2월 캐나다 식약청에 신청했다. 자가면역질환은 동양인보다 서양인에게 더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올해 1차 임상실험을 거쳐 내년 제약회사에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보로노이는 2015년 회사 설립 후 체내 신호전달물질 등 3차원 화학물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플랫폼을 구축했다. 직원 110명 가운데 80%가 바이오, 의약, 화학, 분자설계 등 전문 연구인력이다. 김 대표는 “경구용 항암제나 자가면역치료 등 표적치료제를 꾸준히 개발해 글로벌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