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코로나19로 관광 중단 216일째…곤돌라 개장도 못해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이어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확산하면서 중단 8개월째로 접어든 경기 파주시 안보관광이 언제 재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주 안보관광 이달 재개될까…야생멧돼지 ASF 결과에 '촉각'
ASF로 지난해 10월 2일 파주지역 안보 관광이 중단된 지 4일로 216일째다.

파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비무장지대(DMZ) 관광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임진각 평화 곤돌라'를 당초 올해 3월 개장하려 했다.

그러나 2월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곤돌라 개장을 4월로 연기했지만, 정부가 5월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방침으로 정하자 개장일을 또 미뤘다.

정부는 3월 22일부터 4월 19일까지를 '고강도 거리두기' 기간으로 정한 데 이어 다시 4월 20일부터 5월 5일까지를 '완화된 거리두기' 실천 기간으로 정해 사회적 이동을 줄이는 조치를 해왔다.

파주시는 이에 따라 '완화된 거리두기' 기간이 끝나는 이달 6일 이후 안보관광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재개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말까지 주춤했던 경기와 강원 접경지역의 야생멧돼지 ASF 발병이 올해 들어 크게 늘어 확산 우려를 낳으면서 곤돌라 개장을 포함한 안보관광 재개 여부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그동안 발병이 없었던 곳으로 경기북부 최대 돼지 사육지인 경기 포천에서도 지난달 22일과 23일 이틀 연속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 사체가 발견돼 축산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파주 안보관광 이달 재개될까…야생멧돼지 ASF 결과에 '촉각'
지난해 경기 파주와 연천, 강원 철원에 국한됐던 야생멧돼지 ASF 발병이 올해 들어 강원 화천에 이어 고성과 양구, 경기 포천까지 확산하고 있다.

파주시는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환경부에 관광 재개를 연이어 촉구했고, 환경부는 야생멧돼지가 없어야 안보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환경부는 최근 파주시 민간인 출입통제선 안쪽에서 야생멧돼지 개체수 확인을 위한 점검을 벌였다.

파주시 관계자는 "이달 8∼12일쯤 환경부에서 진행한 야생멧돼지 개체수 결과가 나와야 관광 재개 시점을 알 수 있다"면서 "환경부 결과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 늦으면 다음 달 중 안보 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주시와 민통선 내 주민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보 관광이 중단된 데 따른 지역 내 주요 관광지의 관광객 감소로 상권과 주민 피해가 발생하자 각종 방역 대책을 마련하고 정부에 안보관광 재개를 요청하는 등 안간힘을 써 왔다.

여기에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발생한 뒤 자칫 안보관광의 조기 재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코로나19 차단에도 총력을 기울여왔다.

파주시는 현재 DMZ(비무장지대)관광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제3땅굴 등 주요 관광지의 시설 개선에 나섰다.

시는 국내·외 다양한 계층, 세대 및 단체가 찾는 DMZ관광지 내 환경개선을 위해 봄꽃을 심고, 포토존(전차 전시) 확충과 도라전망대 안내소 설치 등을 추진 중이다.

또 DMZ 관광 재개를 위해 자동분사식 차량 소독시설을 통일대교 북문에 추가 설치했다.

이 소독시설은 DMZ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소독해 이전에 설치한 출차 차량 소독시설과 함께 양방향 모든 차량에 대해 24시간 동안 방역이 이뤄진다.

파주 안보관광 이달 재개될까…야생멧돼지 ASF 결과에 '촉각'
앞서 파주시는 올해 2월 ASF 차단과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을 막고 관광을 재개할 수 있도록 제3땅굴, 도라전망대, 도라산역 등에 수동식 살포시설, 차량 발판 소독시설 등 개인 및 차량 소독시설을 설치했다.

임진각 평화 곤돌라는 총사업비 327억원을 들여 2018년 10월 착공, 올해 2월 공사를 마치고 시험 가동 중이다.

곤돌라는 임진강 남쪽 임진각 관광지와 안보 체험관인 임진강 북쪽 반환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 간 길이 850m에 캐빈 26대를 운행할 예정이다.

곤돌라 캐빈은 10인용으로, 일반 캐빈 17대, 크리스탈 캐빈 9대가 운행된다.

박준태 파주시 관광사업소장은 "자동분사식 차량 소독시설은 단기적으로 ASF와 코로나19 차단방역 시설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수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감염원 차단을 통해 청정 DMZ를 만들고 안전한 DMZ 평화관광을 위한 시발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