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만 5월 중순 첫 등교할 듯…"중3은 생활방역 준수 불확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당초 고3·중3이 먼저 등교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지금은 첫 등교 대상에서 중3을 빼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만 18세로 사실상 성인이나 다름없는 고3과 달리, 만 15세인 중3이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을 완벽하게 지킬 수 있는 연령인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중대본은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지침을 이르면 5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로 전환할 계획이다.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되면 학교 등 공동체에서는 서로 1∼2m 간격을 유지하는 등 생활 속 거리 두기 세부 지침을 세세하게 지켜야 한다.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침방울이 튈 수 있는 행위나 악수·포옹 등 신체 접촉을 자제해야 하고, 운동용품이나 수건 등을 함께 쓰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물론 학생들이 등교하면 담임 등 교사들이 수시로 학생들을 지켜보면서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지도한다.
그러나 교사가 모든 학생의 일거수일투족을 빠짐없이 지켜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하나의 변수는 4월 30일부터 짧게는 5월 3일, 길게는 5월 5일까지로 이어지는 '황금연휴'다.
방역 당국은 황금연휴 때 봄나들이 행락객이 많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도 이번 황금연휴 때문에 학생 감염이 늘어나 등교 개학에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 지켜보는 분위기다.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교육계에서는 연휴 이후 2주 동안 더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는 중대본 지침을 수용해 등교 개학을 5월 19∼20일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로 상당수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여전히 '심각' 단계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 고3도 등교하지 않는 게 나은 상황"이라며 중3이 첫 등교 대상이 되는 것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국립암센터 교수)은 "고3은 거의 성인이니까 상황을 이해하고 지침을 숙지할 수 있겠지만, 중학생은 다소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면서 "입시 때문에 등교가 정말 필요한 고3만 먼저 등교하고 다른 학년은 천천히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3 등교가 미뤄지면 다소 불만스러운 이들은 영재학교·자율형사립고·과학고·외국어고·국제고 등의 '고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학부모들이다.
그러나 고입을 준비하는 학생은 전체 중3의 10% 안팎에 불과하다.
영재학교·자사고·특목고 등은 한해 2만2천여명을 뽑는데, 4만여명 정도가 지원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중3은 44만3천512명이다
자녀가 고입 준비를 하지 않는 90%의 학부모들은 중3이 꼭 첫 등교 대상에 들어야 하느냐는 분위기다.
아들이 자사고 입시를 준비한다는 학부모 강모(48)씨도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 대입 준비 때문에 등교가 절실한 고3들과 달리 중3의 고입 준비에는 등교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며 "어차피 고입 대비는 주로 학원에서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교육계 일각에서는 꼭 고입 때문이 아니라 급식 시스템 등을 점검하려면 중학교도 3학년부터 먼저 등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부 회의, 교육계 및 외부 전문가 회의 등에서 등교 시기·방법에 관해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으며 고3만 먼저 등교하는 방안도 그중 하나"라면서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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