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지자체 예산 삭감으로 운영 차질
전국적인 경쟁을 거쳐 송도국제도시에 유치한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기초자치단체 측의 예산 삭감으로 학교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29일 인천시와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당초 올해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운영비로 지원될 예산은 모두 35억9천만원이었다.

그러나 연수구의회가 학교 운영비로 편성된 예산 5억3천만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시교육청(23억9천만원)과 인천시(6억7천만원) 몫인 30억6천만원만 지원하게 됐다.

이들 기관은 보통 전년도에 운영비 예산을 미리 편성해 3월이 되기 전 학교 측에 미리 지원해왔다.

4월 말인 현재 인천시와 시교육청 예산 편성도 이미 끝나 연수구 몫을 대신 분담하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예상보다 삭감된 예산을 고려해 계획돼 있던 교육 활동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시교육청 측은 다음 달 고남석 연수구청장을 방문해 학교 운영비 지원에 대해 협의할 방침이다.

인천시교육청 과학교육팀 관계자는 "2차 추가경정에 예산을 반영하는 방안 등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학교가 유치됐을 당시 협약했던 분담률(25%)만큼은 아니더라도 학교 설립 취지를 고려해 기초자치단체가 금액이 얼마든 계속 지원을 해 주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학교는 앞서 2012년 시교육청·인천시·연수구가 학교 운영비를 각각 50%, 25%, 25% 분담하는 협약을 맺어 당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송도에 유치됐다.

연수구는 전임 구청장이 한 협약인 데다 전국적으로 기초자치단체가 과학예술영재학교에 운영비를 지원한 사례가 없다며 개교 첫해 예산을 아예 지원하지 않았으나, 감사원 감사에서 이 문제가 지적되자 이듬해부터 20%의 예산을 지원해왔다.

이후에는 거듭된 협의 끝에 학교 순수 운영비의 25%씩을 시와 연수구가 부담하고, 나머지 예산은 시교육청이 지원하고 있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에 이어 국내 2번째 과학예술영재학교로 2016년 3월 송도에 개교했다.

지난해 이 학교 첫 졸업생 75명 가운데 58명(중복 포함)이 서울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합격하는 등 우수한 대입 성적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