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진술 일관되고 간접증거 적지 않아"…양 대표는 혐의 부인
공익제보자 범인도피 교사 의혹도…비아이도 마약 투약 혐의로 함께 송치

경찰이 27일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인 비아이(본명 김한빈·24)에 대한 마약구매 의혹을 제기한 공익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를 받는 양현석 전 YG 총괄 프로듀서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경찰은 마약 투약 의혹 당사자인 비아이에 대해서도 구매와 투약 사실이 일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경찰, 양현석 검찰 송치…공익제보자 협박 혐의(종합)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비아이의 마약투약 혐의와 양 전 대표의 협박 등 혐의에 대해 각각 기소 의견을 달아 이날 오후 1시께 검찰에 송치했다.

비아이는 2016년 4월에서 5월 사이 지인이자 이 사건 공익제보자인 A씨를 통해 대마초와 LSD를 사들인 뒤 일부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A씨를 통해 마약을 구매하고 대마초를 피운 사실은 인정했으나, LSD 투약과 관련된 사실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대표는 2016년 8월 A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비아이의 마약구매 의혹을 경찰에 진술하자 A씨를 회유·협박해 진술을 번복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A 씨의 진술을 번복하도록 해 결과적으로 범죄 혐의가 있는 비아이에 대한 경찰 수사를 막은 데 따른 범인도피 교사 혐의도 받고 있다.

양 전 대표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혐의를 줄곧 부인했지만, 경찰은 수차례 대질조사를 통해 A씨의 진술이 일관된 점과 A씨가 비아이와 관련한 내용을 전해 들은 시점의 관련자 진술 등 간접증거를 통해 양 전 대표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또 A씨가 양 전 대표의 호출을 받고 YG 사옥으로 불려갔었을 당시 찍었다고 밝힌 사진을 포렌식한 결과 촬영 시기와 장소 등이 A씨 진술과 일치한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이 밖에도 경찰은 2016년 연예인 준비생이었던 A씨가 당시 소속사의 지시로 해외에 나갔었는데, 이 배경에 YG 측의 청탁이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당시 A씨의 소속사 대표였던 B씨는 경찰 조사에서 "YG 측 관계자의 부탁으로 곧 데뷔를 시킬 예정이던 A씨를 해외로 보냈다"며 "대형 기획사의 부탁을 들어주면 향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YG 측은 당시 B씨와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관련 혐의에 대해선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B씨가 스스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을 진술한 점을 들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 B씨를 범인도피 혐의로, YG 관계자를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각각 입건한 상태다.

앞서 A씨는 지난해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양 전 대표와 관련한 이 같은 의혹들을 신고했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양 전 대표와 비아이를 수차례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