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 빨래하는 모습, 학급밴드에 올려주세요" 얼빠진 초등 교사
울산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남)가 학생들에게 '자기 팬티를 빨고 있는 모습을 찍어 사진을 제출하라'고 숙제를 내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이 교사를 업무에서 배제한 뒤 즉시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게다가 학부모들이 가입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새 학기 인사를 올리고 과제를 내주는 과정에서 성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볼 수 있는 표현까지 잇따라 올려 충격을 더하고 있다.

27일 오전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 정상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울산 한 초등학교 신입생 학부모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 A씨는 '이상한 점이 많은데,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SNS 캡처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게시물 등에 따르면 이 교사는 지난 주말 온라인 개학 이후 첫 효행과제로 학생들에게 '자신의 팬티를 직접 빠는 모습을 찍어 학급밴드에 올릴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학생들이 조금 어려운 성공경험을 해야한다'는 게 과제 명분이었다.

학급밴드에 올라온 학생들의 사진을 보고 담임교사는 "매력적이고 섹시한 친구", "울 공주님 분홍색 속옷 이뻐요", "이쁜속옷(?)부끄부끄" 등의 댓글을 달았다는 것. 나아가 이 교사는 자신이 운영 중인 유튜브에 '섹시팬티, 자기가 빨기, 행복한 효행레크축제'라는 제목으로 학생들이 팬티를 빨고 있는 사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교사는 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등교 개학이 미뤄지자, 지난달 학부모들에게 SNS 단체대화방에 얼굴 사진과 간단한 자기소개 글을 올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는 이후 학생들의 사진과 인사 글에 댓글을 달면서 '저는 눈웃음 매력적인 공주님들께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 '미녀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미남들까지…저는 저보다 잘생긴 남자는 쪼매(좀) 싫어한다고 전해주세요', '우리 반에 미인이 넘(너무) 많아요…남자 친구들 좋겠다', '매력적이고 섹시한 ○○' 등 표현을 썼다.

학부모는 교사의 댓글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지난달 국민신문고에 해당 내용을 신고한 바 있다.

교육지원청은 이 교사로부터 '앞으로는 신체적 표현을 삼가고 신중히 행동하겠다'는 답변을 받았고 교실 내 비치한 사진을 치우기로했다. 교사는 이어 "아이들의 얼굴이 보고 싶어서 사진을 요구한 것 뿐 다른 생각은 없었고 사진은 처리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거듭되자 해당 교육지원청은 이날 시교육청에 이같은 사실을 통보했고, 시교육청은 해당 교사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교육지원청 담당 장학사는 "철저한 조사를 위해 시교육청에 통보했고, 현재 성인지 담당 부서에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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