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전문가들 "코로나로 교육 패러다임 변화…교원 교육 시스템 개혁해야"
"상위계층은 공교육에 기대 없어…코로나 계기로 학교 바뀌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교육에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것이며, 전환의 핵심은 학교와 교사의 역할 변화에 있을 것이라는 교육계 전문가들 진단이 나왔다.

27일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에 따르면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28일 오후 열리는 '코로나로 미리 온 미래교육과 학교의 역할' 온라인 포럼에서 이런 내용으로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김 의장은 미리 공개한 발제문에서 "코로나19는 신자유주의로 치달았던 기존의 정치·경제·사회 체제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학교 교육의 패러다임도 전환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1960∼1970년대 학생·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기대는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에 있었고, 이는 어느 정도 충족됐다"면서 "그러나 1980년대가 되자 대학을 졸업해도 기대 만큼의 지위 상승이 없었고, 외환 위기 이후에는 교육에 대한 기대가 '지위 추락 위험에 대비한 안전판 확보'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학생·학부모가 공교육에 기대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안전판 제공'으로 바뀌면서 계층에 따라 학교 교육에 요구하는 바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최상층'은 학교 교육과 무관하게 지위 추락 위험에 대응할 수단(자본)이 충분하기 때문에 학교 교육에 특별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

'중상층'은 지위 추락에 대한 불안이 가장 큰 계층인데, 그렇기 때문에 모두 똑같은 교육을 받는 학교 교육에는 별 가치를 두지 않고 자사고·특목고나 고액 사교육 같은 특별한 교육이 추락 위험을 피할 안전판이라고 생각한다.

'중간층'은 학교 교육에 가장 많은 기대를 가지는 계층이다.

과거 시대처럼 교육을 통한 계층 상승으로 안전한 지위를 확보하고자 한다.

'하층'은 기본적인 교육은 필요하다고 여기지만 학교에 무언가를 요구할 여력은 없다.

"상위계층은 공교육에 기대 없어…코로나 계기로 학교 바뀌어야"
김 의장은 이처럼 계층별로 학교 교육에 대한 기대가 나뉘고 '중간층' 학부모만 교육에 기대를 갖는 현실 때문에 학교와 교원의 존재 근거가 흔들리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교원이 시대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하며, 개혁의 중심 주체로 서야 한다"면서 "교실 수업이 지적 성취와 자기 형성 역량을 길러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교원 교육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포럼에서는 교사 출신인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도 코로나19가 교원 역할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내용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전 소장은 발제문에서 "미래 교육에서 지식 전달 및 정보 제공의 주체는 교사에서 인터넷·온라인으로 이양될 것"이라며 "미래 교육에서 교사는 교과 지식을 전달하는 전문가가 아니라, 학생 발달을 돕고 안내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교사들은 학생이 자아실현을 하도록 돕는 '가이던스(guidance·지도)'의 역할과 생활을 지도하는 '카운슬러(counselor·상담사)'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전문성보다 상담·지도 능력이 될 것이며, 교대·사범대 등 교원 양성 기관을 과감하게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포럼은 국가교육회의·전교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공동 주최로 열릴 예정이다.

최교진 시도교육감협 부회장, 현직 학교 교사, 상업고 3학년 학생, 중학교 학부모 등도 발제 및 토론에 참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