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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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0여명과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유명 학원강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대구고법 형사1부(김연우 부장판사)는 23일 상대의 동의 없이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A(38)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성폭력 범죄 처벌 특례법 위반죄를 적용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80시간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수강과 5년 동안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했다.

A씨는 몰래카메라 범죄와 관련해 2번 기소돼 각각 징역 4년과 3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2개 사건을 병합해 심리했고, 검찰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해 자신의 성적 만족수단으로 삼아 죄질이 나쁘다"라며 "피해자 가운데 1명이 자신이 이 사건의 피해자라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진 뒤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빠 이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A씨 범행 장면을 지켜보면서 말리거나 신고하지 않은 혐의(준강간방조)로 기소된 친구 B씨에 대해서는 "범행에 적극 가담하거나 공모한 것으로 보이지 않아 1심 형량은 적절하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B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명문대를 나와 대구에서 학원강사로 일한 A씨는 알고 지낸 여성 10여명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몰래 촬영하고,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배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해 초 자기 집으로 찾아온 한 여성이 컴퓨터 외장 하드에 보관 중인 영상을 발견하고 신고하면서 범죄 사실이 드러났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