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열 EBS 부사장(오른쪽 첫번째)이 서울 구로동 'EBS 긴급상황실'에서 박백범 교육부 차관(왼쪽 앞 줄 첫번째)과 김명중 EBS 사장(왼쪽 앞줄 세번째), 유관기관 관계자 앞에서 EBS 온라인클래스 운영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김유열 EBS 부사장(오른쪽 첫번째)이 서울 구로동 'EBS 긴급상황실'에서 박백범 교육부 차관(왼쪽 앞 줄 첫번째)과 김명중 EBS 사장(왼쪽 앞줄 세번째), 유관기관 관계자 앞에서 EBS 온라인클래스 운영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사실상 24시간 대기 중입니다. 저는 물론 사장님까지 전화를 언제든지 받도록 했어요. 언제 문제가 터질지 모르잖아요.”

22일 교육부가 마련한 ‘EBS 현장기술상황실 참관식’에서 만난 한 EBS 협력업체 직원이 한 말이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개학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엔지니어는 물론 임원들까지 매일 ‘5분 대기조’다. 초·중·고교 185만명(20일 기준)이 원격수업에 사용 중인 EBS 온라인클래스의 뒤에는 직원들의 피와 땀이 있었다.

교육부는 이날 서울 구로동 유비온 본사에 위치한 ‘EBS 긴급상황실’에서 EBS 온라인클래스 운영 상황을 설명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교육부와 EBS 관계자를 비롯해 EBS 온라인클래스 개발사인 유비온과 유관업체인 SK브로드밴드, 마이크로소프트, LG CNS, 베스핀글로벌 등이 참여했다.

간담회에서는 사상 초유의 온라인개학을 앞두고 급박하게 EBS 온라인클래스를 구축했던 뒷이야기들이 나왔다. 김유열 EBS 부사장은 “EBS 온라인클래스에서 계속 장애가 발생했지만 기술지원을 요청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긴급하게 13일 밤 LG CNS에 도움을 요청했다”며 “전화를 드린 지 세 시간만에 흔쾌히 수락해 바로 다음날 긴급상황실을 꾸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 CNS는 EBS에 무료로 장애대응 관련 기술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어 김 부사장은 “최근 온라인개학과 관련해 워낙 바빠지다 보니 직원들은 물론 EBS 임원들도 상황실에 간이침대를 두고 숙식을 한다”며 “2주 째 집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도 있다”고 했다.

간담회가 진행되던 중 실시간으로 EBS 온라인클래스에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급작스럽게 동영상 다운로드가 몰려 일부 서버에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김 부사장은 이야기를 끊고 바로 장애 상황을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유비온과 베스핀글로벌 직원들이 긴급히 모여 즉각 대응에 들어갔다.

10분 가량이 지난 뒤 장애가 발생한 서버는 장애를 의미하는 ‘빨간색’에서 정상을 가리키는 ‘녹색’으로 돌아왔다. EBS 관계자는 “학생들이 여러 번 다운로드를 하면 이렇게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 공격과 같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판단될 경우 접속자의 인터넷주소(IP)를 막아 대응한다”고 했다.

EBS는 비정상적인 활동 외에도 학생들의 ‘꼼수 수강’도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일부 학생들이 EBS 온라인클래스를 수강하는 인터넷 브라우저에 특정 명령어를 입력해 순식간에 ‘수강완료’ 상태로 만들거나, 매크로를 이용해 수강시간을 단축시키고 있어서다. 유비온 관계자는 “비정상적인 학습 패턴을 크게 네 개로 나눠 분석하고 있다”며 “이런 부정학습에 대해서는 각 학급의 교사들에게 직접 고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EBS는 온라인 개학을 맞아 EBS 온라인클래스의 최대 접속인원을 300만명 규모까지 늘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접속가능 인원에 비해 수용량이 부족해 ‘병목현상’을 낸다고 지적받았던 게이트웨이도 기존 대비 20배가량 확충했다. 교육부는 이렇게 확대한 원격학습 플랫폼을 추후 등교개학을 시작한 후에도 지속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등교개학이 이뤄진 뒤에도 가을과 겨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유행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적정 규모를 유지해 운영할 것”이라며 “추후 해외에도 이러한 교육 시스템의 노하우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거나 지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BS는 “교육부가 원격학습 플랫폼 운영과 교육 콘텐츠 개발에 1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며 “원격학습 플랫폼 구축에 관련해 부족했던 점이나 문제점을 백서로 만들어 정리하겠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