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회식 후 귀가하다 무단횡단으로 사망 "업무상 재해"

회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던 중 무단횡단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면 이를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 급여 등에 대한 부지급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한 건설사의 현장 안전관리과장으로 근무하던 중 2016년 향후 완성될 건물의 안전성 등을 검토하는 품평회와 이후 이어진 1,2차 회식에 참여했다. A씨는 2차 회식을 마치고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왕복 11차선의 도로를 무단횡단하다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A씨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 급여 및 장의비 등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회식에서 상당량의 술을 마실 것이 예상 가능한데 회사는 회식 참석자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A씨는 음주로 인해 정상적인 판단에 장애가 있는 상태에서 길을 건너다 차량에 치였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A씨의 음주가 상급자의 권유나 사실상 강요에 의한 것이라는 자료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은 "A씨는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품평회를 마치고 사업주가 마련한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퇴근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며 "이 사고는 사업주의 지배, 관리를 받는 상태에서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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