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00만 명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2차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원격수업 플랫폼에서 연일 ‘불통’ 사고가 나고 있다. 중·고교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EBS 온라인클래스’는 온라인 개학을 시작하고 불과 엿새 사이에 세 번이나 접속 장애가 일어났다. 원격수업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는 교육부의 공언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격수업 양대 플랫폼 모두 문제

원격수업 연일 '먹통'…400만명 감당하겠나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운영 중인 학습관리시스템(LMS) e학습터에 오전 8시55분부터 낮 12시55분까지 4시간가량 로그인 장애가 발생했다고 14일 밝혔다. e학습터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30%가량이 원격수업에 사용 중인 LMS다.

KERIS는 e학습터에서 로그인 기능을 일부 담당하는 ‘에듀넷’에서 오류가 난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에듀넷 아이디(ID)를 통해 e학습터에 로그인할 수 있는데, 에듀넷에서 오류가 나면서 e학습터 접속까지 막혀버렸다. KERIS의 학급단위 온라인 커뮤니티인 ‘위두랑’도 이날 사용자가 몰려 접속이 지연됐다. KERIS 관계자는 “교사가 e학습터 아이디를 발급해준 학생들은 문제가 없었다”며 “위두랑과 e학습터 모두 오후부터는 정상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중·고교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EBS 온라인클래스도 이날 오전 9시45분부터 1시간 정도 접속 지연 현상이 일어났다. EBS 온라인클래스는 지난 9일과 13일에도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EBS 관계자는 “데이터베이스(DB)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장비에서 오류가 났다”고 설명했다. 원격수업의 양대 플랫폼이 오전 내내 장애를 일으키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한 고3 학생은 “접속 장애로 수업을 3개나 놓쳤다”고 말했다.

16일부터는 400만 명 수업 참여

교육부는 원격수업 플랫폼에서 잇달아 장애가 발생하자 기술적 대응에 나섰다. 우선 e학습터는 초등생 위주로, EBS 온라인클래스는 중·고교생 위주로 특화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특화 운영으로 접속자를 분산해 시스템 과부하를 막자는 취지다.

EBS 온라인클래스는 100개의 서버에 학생들이 직접 접속하도록 조치했다. 기존에는 학생들이 EBS 온라인클래스의 로그인 페이지를 거친 뒤 학급별 클래스로 접속해야 했다. 큰 문으로 학생들을 받던 것을 100개의 작은 문으로 받도록 한 셈이다. EBS 관계자는 “서버당 현재 3만 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최대 300만 명을 수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학습터는 지방별 12개 권역으로 시스템을 분산했다. 1개 권역에서 수용 가능한 인원은 47만6000여 명이다. 이 경우 이론적으로는 최대 57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16일 추가 개학일에는 어떤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날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의 최대 접속자 수는 각각 35만7000명, 24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16일부터 원격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312만 명, 중·고교 3학년까지 합치면 약 400만 명이 동시에 원격수업을 받는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