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후 시설서 유행 벌어지지 않게 관리해야"
유흥업소·학원 등 시설 감염관리 '고삐'…"폭발적 증가 우려"
서울 강남 유흥업소, 노량진 학원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사흘째 하루 50명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모이고 밀접접촉이 잦은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벌어지면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 역시 시설에 대한 감염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시설 운영 제한·금지 등 조치뿐만 아니라 상시적인 감염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술집, 클럽 등 사람들 간 밀접한 접촉이 이뤄지는 유흥업소, 많은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 오랜 시간 머무는 학원 등은 집단감염이 벌어지기 쉬운 장소로 꼽힌다.

방역당국이 강남 유흥업소와 노량진 학원가 확진자 발생에 긴장하는 이유다.

전날까지 강남 유흥업소에서는 종사자 2명이, 노량진 학원 수강생 1명이 확진됐다.

현재 확진자의 접촉자, 시설 종사자 등에 대한 진단검사가 진행되고 있어 확진자는 더 늘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시설 집단감염은 지역사회 유행으로 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신천지대구교회, 서울 구로구 콜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대구·경북에서는 신천지대구교회에서 무더기로 발생한 감염자는 이들이 속한 또 다른 집단과 접촉자 사이로 번져가면서 한때 하루 수백명씩 확진자를 만들어냈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역시 직원들의 주거지인 서울은 물론 인천, 경기로까지 확진자 발생이 번져나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흥주점이 또 하나의 시한폭탄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집단감염은 다수가 접촉하는 밀폐된 공간에서 감염자가 늦게 발견되면서 시작되는데 이미 (유흥주점 감염자가) 어딘가에 (코로나19를) 퍼트렸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기석 한림의대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 역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시설에서의 집단 감염"이라며 "이들은 감염원이 불분명한 데다 확진되기 전까지 누구와 어떻게 얼마나 접촉했는지도 알 수 없어 위험하므로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벌어지지 않도록 꼼꼼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방역당국도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기로 한 19일까지 운영을 제한했고, 10일에는 시설별 감염관리 및 진단검사 지침을 내놓기로 했다.

지자체에서는 사실상 '운영중단'을 명령하는 등 강수를 띄우기도 했다.

서울시는 룸살롱, 클럽, 콜라텍 등 유흥업소 422곳에 대해 19일까지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시설에서의 감염관리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한 후에도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점차 느슨해지면 술집, 노래방 등으로 사람들이 몰릴 경우 코로나19 재유행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와 방역당국은 감염병은 '방심한 틈새'로 들어온다며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송준영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흥업소 등도 (감염에) 취약한 시설 중 하나여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된 후 이곳에서 다수의 환자가 나올 수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후에는 이런 시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