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앱 설치 유도…'전화 가로채기' 프로그램 심어 피해자 속여
'저금리 대출 갈아타세요' 문자 주의보…잇단 전화금융사기
A씨는 3월 말 금융기관 이름으로 된 고금리 대출을 연 3%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고율 이자를 내고 돈을 빌려 쓰던 그는 전화를 걸어 상대방이 안내해준 앱을 휴대전화에 내려받았다.

또 기존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는 말에 1천여만원을 마련해 금융회사 직원 B씨를 만나 건넸다.

바꾼 은행에 전화하니 대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해 안심했다.

그러나 B씨는 금융회사 직원이 아니라 전화금융사기 현금수거책이었고, A씨가 전화한 은행 역시 전화금융사기범 콜센터였다.

A씨가 휴대전화에 내려받은 앱은 '전화 가로채기' 프로그램이 작동하는 악성 앱이었다.

이 프로그램이 설치되면 금융회사, 경찰 등에 전화하더라도 보이스피싱 일당이 받을 수 있다.

A씨는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기는커녕 1천여만원까지 빼앗겼다.

경북 포항북부경찰서는 악성 앱을 이용한 전화금융사기를 벌인 혐의(사기)로 현금수거책 B(51)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각각 다른 조직에 속한 B씨 등은 3월 25일부터 4월 2일까지 포항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전화금융사기 행각으로 25명에게서 4억6천여만원을 받아 다른 일당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피해자는 1억1천900여만원을 이들에게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문길 포항북부경찰서 지능팀장은 "최근 악성 앱을 이용한 신종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전화로 상대방이 앱 설치를 권유하면 100% 전화금융사기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