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달아 자체 공공배달 앱 개발에 나서고 있다.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공공배달 앱으로 줄이겠다는 취지다. 지난 5일 경기도에 이어 경북도경제진흥원은 6일 공공배달 앱 개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공공배달 앱을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곳은 전북 군산시다. 지난달 13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공공배달 앱 ‘배달의 명수’를 출시했다. 배달의 명수는 군산시가 지난해부터 1억3400만원을 들여 개발했다. 민간 배달 앱과 기능은 비슷하면서도 가맹점 등록 시 드는 가맹비, 중개 수수료, 광고료 등이 없는 ‘3無’ 배달 앱이다.

앱 등록 25일 만에 가맹점 수는 700곳에 이른다. 군산시가 추산한 지역 배달 가능 소상공인 1000여 곳 가운데 70%가 가맹을 마치거나 대기중이다. 소비자 반응도 좋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6일 기준 1만 건 이상 다운로드됐다.

채수희 군산시 유통혁신계 계장은 “민간 앱에 입점한 군산시 소상공인은 550여 곳인데 배달의 명수에는 그보다 많이 가맹했다”며 “가맹비와 수수료가 없는 만큼 수익이 10%가량 늘어나 가맹점 숫자는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군산시는 배달의 명수 앱이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시의 조사 결과, 배달의 명수 앱 이용자의 65%가 군산지역 화폐인 군산사랑상품권을 사용한다. 지역 화폐로 결제하면 가맹점주의 수수료 부담은 없다. 소비자가 배달의 명수 앱을 이용해 신용카드로 음식값을 결제했을 때만 가맹점주가 카드 수수료 2.2%를 부담한다. 지역 화폐는 최대 10%까지 할인 구입이 가능해 소비자에게도 이익이라는 게 군산시 측의 설명이다.

배달의 명수 앱 개발과 운영은 전북 전주시의 아람솔루션이 맡고 있다. 앱을 운영하지만 수익모델은 따로 없다. 군산시가 연간 1억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이를 직원 8명(콜센터 5명·시스템 개발 3명)의 인건비로 사용해 앱을 운영한다.

배달의 명수 앱이 모바일 배달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면서 아람솔루션에는 지자체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 수원부터 부산, 전남 순천, 강원 춘천까지 30여 곳의 지자체가 앱 개발 여건 등을 타진하고 있다. 정윤화 아람솔루션 부장은 “앱 개발 비용과 기간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다”며 “올 추가경정예산에 앱 개발비 등을 확보하기 위해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군산시는 배달의 명수 앱을 향후 종합쇼핑 공공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배달 업체를 넘어 지역 특산물, 꽃배달 등을 포함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군산=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