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돼야…해외 사례·무증상 감염 고려"
싱가포르에선 개학 후 확진자 발생에 재택학습으로 다시 전환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 규모를 줄이고 고령자 등 고위험군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코로나 고위험군 보호해야"…당국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호소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4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유행 규모를 줄이고 확산을 차단해 고령자와 기저질환(지병)이 있는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통과 어려움, 여러 불편함이 있겠지만 이번 주말과 다가올 2주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 전 세계적인 유행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유행이 지속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를 재차 강조했다.

정부는 3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으로 정하고 시설 운영중단, 약속·모임·여행 연기, 재택근무를 동시에 유도해 왔다.

이 시기가 지나면 일상·경제생활과 방역이 조화를 이루는 '생활방역'으로 넘어간다는 방침이었으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줄지 않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2주 더 연장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이에 대해 권 부본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했다가 다시 돌아가는 모습을 해외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싱가포르에서는 개학했다가 (확진자가 추가되면서) 8일부터 5월 4일까지 재택학습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코로나19 무증상 비율이 25%까지 된다고 하는데 이런 '소리 없는 전파'와 증상 발생 이틀 전부터도 바이러스가 배출된다는 것 때문에라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속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지난 2주간 진행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분명한 방역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별 신규 확진자가 세 자리, 또는 두 자리 이하로 유지되고 전파경로를 확실하게 규명할 수 없는 사례가 일부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부본부장은 "거리두기를 지킬 때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사람 간) 2m 거리, 걸음 수로는 세 걸음 정도를 기억해 달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국민 행동 지침을 만들고, 사람 간 2m 이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침방울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는 거리를 계산해 지정한 것이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는 2000년대 초반 유행한 사스(SARS·중증호흡기증후군) 예방 지침에 근거해서 사람 간 거리를 1m 정도로 규정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서 직장에서 개인행동 지침으로 다른 사람과 1~2m 이상 간격 유지하고 악수 등 신체 접촉 피하도록 하며, 종교 행사 참여자 간 간격도 최소 1~2m 이상 유지하고, 클럽·콜라텍· 유흥주점 등 유흥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PC방·노래연습장·학원 등에서 시설 내 이용자 간 간격을 최소 1~2m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