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근 관심 있게 본 노동 이슈를 선택해 그것이 현대차에 미치는 영향을 기술하시오.’

현대자동차가 최근 노무관리 분야에서 일할 신입사원을 수시 채용하면서 요청한 자기소개서 기술 항목이다. 현대차는 ‘이상적인 노사관계’와 ‘노무관리자의 필수 역량’이 무엇인지도 물었다.

SK텔레콤은 지원 직무와 관련해 프로젝트·공모전·논문·연구·학습 및 기타 활동에 참여한 경험과 기간, 그리고 본인의 역할을 자세히 기록할 것을 요구했다. 덧붙여 남다른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한 경험과 해당 직무에 왜 본인이 적임자인지를 자기소개서에 기술하라고도 했다.

국내 기업들이 직무중심의 채용을 강화하면서 자기소개서도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다. 해당 분야 경험이 없으면 작성하기 어려울 정도다.

롯데월드는 지원자들에게 ‘글로벌 테마파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를 물었고, 편의점 사업을 하는 세븐일레븐은 ‘점포를 방문하고 느낀 점을 서술하라’고 했다. 포스코와 종근당은 ‘희망하는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역량은 무엇이고, 이 역량을 갖추기 위한 노력 또는 특별한 경험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깐깐해지는 자소서, 경험이 무기…지원자 자발성·준비된 역량 본다
기업 철학에 맞는 지원자인지를 묻는 기업도 있었다. 코스맥스는 ‘회사의 이념인 바름·다름·아름, 핵심가치인 신뢰·사랑을 실천한 경험이 있는지’를 물었다. 동화기업은 자사가 추구하는 인재상을 글로벌 인재, 도전적 인재, 창의적 인재로 밝힌 후 지원자가 어떤 인재상에 가장 가까운지 설명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지원자의 자발성’에 대해 묻는 기업도 많았다. LS그룹의 에너지기업 E1은 ‘자발적으로 찾아서 일을 처리해 본 경험’이 무엇인지를 질문했고, SK이노베이션은 ‘자발적으로 최고 수준의 목표를 세우고 끈질기게 성취한 경험을 서술하라’고 요구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질문도 적지 않았다. LINE플러스는 ‘자신의 성향을 대표하는 키워드 3개·본인이 직접 관리하는 SNS 주소’를 질문했다. 직무중심의 자소서 트렌드에 대해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경영환경이 갈수록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은 준비된 역량을 가진 지원자, 스스로 일을 찾아할 수 있는 지원자, 회사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지원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