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이사장 "건강경영 해야 기업 경쟁력 높아지죠"
“기업들이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체계를 사전에 구축해야 ‘국민 건강’과 ‘경제 살리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윤영호 한국건강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사진)은 ‘기업 방역관리체계’를 내놓은 이유를 묻자 “기업들도 언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감염 박멸 전략’에서 ‘확산 지연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기업이 감염병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지난 1일 말했다.

한국건강학회는 지난달 18일 국내 감염내과·호흡기내과 교수 등 전문가 10여 명의 자문을 거쳐 기업들이 코로나19 방역체계 구축에 쓸 수 있는 기업 방역관리체계를 선보였다. 기업 방역관리체계는 △구조조직(4개 항목) △조사계획 및 소통(8개 항목) △일상적인 관리(11개 항목) △위기상황 시 관리(26개 항목) △평가 및 피드백(5개 항목) 등 총 54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감염예방 전담 조직 유무’ ‘감염예방을 위한 수칙 준수 방안’ ‘치료나 격리가 끝난 임직원의 사후관리’ 등 구체적인 질문들을 조사하는 방식이다. 윤 이사장은 “각 기업은 이를 통해 업종의 특성에 맞는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건강학회는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건강 민주화를 지향하는 것을 목표로 2018년 설립됐다. 윤 이사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국립암센터 기획조정실장, 서울의대 건강사회정책실장·연구부학장,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 등을 지냈다.

‘웰다잉(well dying) 전도사’로 불리는 윤 이사장은 기업 건강 관련 지수를 개발하는 등 ‘건강경영’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려면 현대인이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힌 건강 결정요인을 살펴보면 사회조건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건강습관, 의료, 유전 등이 뒤를 잇고 있다”며 “사회조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은 직원에 대한 건강, 고객에 대한 건강, 지역사회에 대한 건강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경영은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생산성이 향상되고 직원들의 만족도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윤 이사장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건강경영을 적극 시행하는 추세”라며 “건강경영을 하면 결근이 줄어들어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의 이직률이 낮아지고 기업의 사회적 이미지 제고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