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전주 논스톱 이동, 사흘 격리 후 코로나19 재검사
"외국보다 한국이 안전해요"…입국 전북도민, 4곳 수용시설로
정부가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한 1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 E 구역 주차장으로 28인승 버스 1대가 들어섰다.

방역복을 입은 소방당국과 지방자치단체 인력은 연신 수신호를 하며 버스를 통제했다.

이날 오전 9시 5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해 이곳까지 235㎞를 쉼 없이 달려온 버스들이다.

버스에는 해외에서 입국한 전북 거주자 28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짐은 차 앞에 두시고 이쪽으로 이동하셔서 이름과 연락처 적어주세요.

"
입국자들은 전북도 관계자들과 소방대원들의 안내에 따라 인적사항을 적고 전주, 익산, 군산, 남원 등 지역명이 적힌 팻말 뒤로 줄을 섰다.

이들을 태울 15인승 버스 4대와 스타렉스 12대도 대기 중이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의 얼굴에는 오랜 이동에 지친 듯 피곤함이 역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하려는 듯 라텍스 장갑을 끼거나 부직포가 달린 신발과 옷을 입은 승객도 있었다.

휴게소도 들르지 않고 달려온 탓에 일부 승객은 급히 화장실을 찾기도 했다.

"거주지가 전주인 21명은 세 대의 차량에 나눠 탑승할 겁니다.

지금 이름을 부르는 분들은 1번 차에 타세요.

확진자가 나올 경우 탑승했던 차량을 확인해 접촉자를 가려내기 위해서입니다.

"
이들의 목적지는 전북도가 마련한 네 곳의 임시생활 시설이다.

도는 정부 방침에 따라 해외입국자 전원을 임시생활 시설로 옮겨 관리하기로 했다.

인천공항에서 코로나19 검사 음성 판정을 받은 이들은 전주와 군산, 익산, 남원의 임시생활 시설로 들어가게 된다.

이들은 3일간 생활 시설에 머무르며 한 번 더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바이러스가 증폭하는 데 시간이 걸려 첫 번째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추가 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발리에서 입국한 정모(29) 씨는 "어제 오전 9시에 입국해 공항에서도 검사를 받느라 계속 대기했는데 또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하니 조금 귀찮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불안감을 안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낫고, 외국보다 한국이 안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외국보다 한국이 안전해요"…입국 전북도민, 4곳 수용시설로
해외입국자 수송 첫날이다 보니 현장에서는 혼선도 있었다.

버스에서 하차한 대여섯명의 베트남인들은 한국말이 서툴러 전북도 관계자 등과 의사소통이 어렵기도 했다.

또 함께 버스를 타고 전주로 왔지만, 광주에 거주해 자신의 차를 타고 이동하는 승객도 있었다.

전북도 관계자는 "전주 월드컵경기장에 차를 주차해뒀다고 해서 공항에서 전주로 오는 버스를 타고 왔다"며 "자차를 타고 광주보건소로 곧장 이동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추가 지침이 있기 전까지 매일 해외입국자를 임시생활 시설로 의무 입소시킬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