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이 시작되는 이달 9일부터 스마트폰으로 EBS 등 교육 사이트를 이용할 때 데이터가 소진되지 않는다. 데이터가 부족해 온라인 수업을 받기 어려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와 통신사가 협의한 결과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기기가 없는 저소득층을 위해 총 3만6000대의 기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아 민관이 함께 협력에 나서는 모습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원활한 온라인 수업 진행을 위해 이 같은 대응 방안을 공개했다. 정부는 우선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협의해 누구나 EBS를 비롯한 주요 교육 사이트를 이용할 때 스마트폰 요금제 데이터가 소진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저가 요금제에 가입한 경우가 많아 쌍방향 수업을 하기엔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올 5월 말까지 적용되고, 별도 신청은 하지 않아도 된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인터넷TV(IPTV) 3사도 EBS 교육콘텐츠를 실시간 제공하기 위해 방송채널을 새로 개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케이블TV와 위성방송에서는 새로 채널이 편성되지 않아 가정별 IPTV 개설 여부에 따라 학업 격차가 발생할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케이블TV와 위성방송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스마트기기가 없는 교육 소외계층을 위해 31만6000대의 기기를 확보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3만 대, LG전자가 6000대의 스마트패드를 기증할 예정이다. 정부는 가정에 스마트기기가 없는 학생 중 교육급여 수급권자에게 우선 기기를 대여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인터넷 신규 설치가 필요한 가정을 파악해 지원하고, 각 시·도교육청에서 통신비를 부담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 선뜻 나서준 기업들에 감사드린다”며 “정보 격차 없이 온라인 개학이 가능한 환경을 단계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진/홍윤정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