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 동안 미세먼지 ‘매우 나쁨’ 수준인 고농도(51㎍/㎥ 이상) 일수는 불과 이틀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의 18일에 비해 9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공장을 멈추고 한국에선 석탄 발전을 줄인 결과다.

정부는 지난 4개월간 초미세먼지(PM2.5) 전국 평균 농도가 24㎍/㎥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대기 질이 27% 개선됐다고 1일 밝혔다. 초미세먼지 ‘좋음’(15㎍/㎥ 이하) 일수는 이 기간 28일로, 전년 13일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북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33% 낮아져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서울은 20%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中 공장 멈추니…미세먼지 확 줄었다
정부는 작년에 처음으로 도입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효과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계절관리제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석탄발전소 가동 제한 등 저감 정책을 집중 강화하는 제도다. 정부는 이와 함께 코로나19와 기상 상황 등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중국 내 경제·사회활동이 위축되면서 미세먼지가 적게 생겨 한반도로 덜 날아왔다는 얘기다.

중국 생태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등에 따르면 작년 12월부터 지난달 사이 중국 전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49㎍/㎥로 전년 동기에 비해 11% 감소했다. 한반도와 가까운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와 주변 지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12% 떨어진 것으로 추산됐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코로나19로 중국의 경제 활동이 둔화해 국내 초미세먼지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4월부터 연말까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작년과 비슷하다면 올해 목표 농도 20㎍/㎥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미세먼지 개선의 종합적인 원인 등을 분석해 이를 토대로 개선된 계절관리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