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와 연세대가 31일 나란히 온라인 수업을 5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내린 고육책이다. 다른 주요 대학들도 교육부의 추가적인 개학 연기 방침에 따라 온라인 수업 연장을 검토 중이다. 장미를 보며 첫 등교를 하게 된 학생들 사이에선 수업의 질을 담보하지 못하는 온라인 수업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고려대는 이날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강의를 5월 2일까지 연장한다고 공지했다. 당초 4월 3일까지 하기로 한 비대면 원격수업을 한 달 추가로 연기한 것이다. 고려대는 "교육부에서 전국 모든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의 개학을 추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고려대도 교수와 학생의 안전을 위해 온라인 강의 필수 시행 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세대도 지난 30일 임시 교무위원회를 열고 온라인·비대면 수업 기간을 5월 13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연세대는 당초 4월 13일부터 오프라인 대면 수업을 진행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여의치 않아 한 달 연장하기로 했다.

오프라인 등교를 언제 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자 연세대는 1학기 중간고사를 아예 치르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교수 재량에 따라 과제 등으로 중간고사를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고려대는 담당 교수에 따라 중간고사 실시 여부를 정하도록 했다. 보통 대학에서의 중간고사는 4월 말~5월 초 이뤄진다. 온라인 수업 기간이 중간고사 기간과 겹치게 되자 이들 대학이 평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공지한 것이다.

서울대 서강대 한양대 등 다른 주요 대학들도 온라인 수업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육부의 4차 개학 연기 및 온라인 개학이 결정된 상황이라 서울대도 온라인 수업 연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강대와 한양대 역시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추가적인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온라인 수업 장기화 조짐에 학생들의 불만은 커져가고 있다. 온라인 강의가 오프라인 수업보다 수업의 질이 낮기 때문에 등록금을 환불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다. 등록금 환불을 요구하는 학생단체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와 '코로나 대학생 119'는 지난 30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습 피해 사례 발표회를 열고 등록금 및 입학급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