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거 아니냐"…병원연합 "우린 더 나은 대접받아야"
트럼프 "뉴욕서 마스크 수요 폭증은 범죄 때문"…의료계 격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의 병원에서 마스크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을 두고 '도둑질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아무런 근거 없이 범죄 혐의까지 언급해 비판을 산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 중 의료기기 유통업체 '오언스 앤드 마이너'의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고객 중 한 병원에서 매주 1만∼2만 개의 마스크를 사용하다가 최근 주 20만∼30만 개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수요가 급증한 이유에는 '범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록 상황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어떻게 1만에서 2만 개를 쓰다가 30만 개까지 올라갈 수 있느냐"면서 "여러분들이 기자로서 이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마스크가 어디로 가는가.

(병원)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게 아닌가"라며 "누군가 이걸 조사해야 한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그런 숫자까지 올라가는 게 가능한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많은 곳에서 이런 일을 경험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곧바로 의료진의 반발을 불러왔다.

범뉴욕병원연합의 케네스 래스키 회장은 "뉴욕의 보건의료 종사자들은 아무런 불만 없이 자발적으로 24시간 내내 폭발적인 숫자의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며 "그들은 개인보호장구가 뉴욕 병원들의 '뒷문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대통령의 주장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병원 측이 '마스크 도둑질'을 저질렀거나 방조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터무니없고 완전한 거짓"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방물자생산법을 활용해 48시간 안에 마스크, 장갑 등 의료 보호장구를 만들어 배포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뉴욕서 마스크 수요 폭증은 범죄 때문"…의료계 격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