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모빌리티 보유한 50억원 규모 대우조선해양건설 채권 현금화 시도
라임 돈줄 '김회장', 잠적중에도 측근 통해 회사 자금 노려
1조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46)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사망을 피해 잠적하면서도 회사에 남은 측근들을 통해 회사 내부자금 회수를 시도하고 있다는 정황이 나왔다.

29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김 회장의 전 동업자와 김 회장 측근인 스타모빌리티 관계자의 최근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잠적 후에도 메신저 프로그램인 '왓츠앱'을 통해 측근들과 연락하면서 스타모빌리티 내부자금 회수를 지시하고 있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김 회장 측근은 "김 회장이 잠적 후에도 왓츠앱으로 연락해 온다"며 "현재 김 회장의 자금을 관리하는 A씨가 회사 인감을 탈취해 B씨를 대표로 세우고 회사를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라임이 직·간접으로 수백억원을 투자한 스타모빌리티의 회장이지만 회삿돈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현 대표이사에게 고소당한 상태다.

김 회장은 특히 스타모빌리티가 보유한 50억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건설 상환전환우선주(RCPS) 현금화 작업을 측근들을 통해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에서 김 회장의 전 동업자가 "대우조선해양건설 채권추심과 관련해 김 회장 하수인인 C씨가 뛰고 있는데 네가 인수인계한 거잖아. 봉합해야지"라고 말하자 김 회장 측근은 "알았어. 봉합할게"라고 답한다.

스타모빌리티는 2017년 12월 투자회사인 디에스씨밸류하이1호를 통해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인수했다가 2019년 1월 매각했다.

그러나 2018년 6월에 인수한 대우조선해양건설의 RCPS는 아직 보유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내부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A씨와 김 회장의 자문변호사인 C씨가 대우조선해양건설 채권 50억원을 회수하려고 움직이고 있다"며 "김 회장은 스타모빌리티가 상장폐지되는 건 신경도 안 쓰고 잠적 중에도 회사 내 자산 회수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스타모빌리티 횡령 혐의 외에 경기도 수원여객의 회삿돈 16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 수사도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김 회장을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보고 검거팀을 구성해 추적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