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자 수면제 처방까지…"따가운 시선으로 보지 말아야"
불안·생계 걱정·나쁜 시각…'삼중고' 겪는 코로나 환자들
"'병이 낫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넘어서 '돌아가면 직장에서 날 받아줄까'라며 경제적 불안을 호소하는 분도 많습니다.

"
대구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자리가 불안정한 비정규직 노동자나 소상공인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많이 호소하신다"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여러 대구 시민의 생명을 앗아갔을 뿐 아니라 수많은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일반 시민의 마음에 생채기를 냈다.

27일 0시 기준 대구 지역의 누적 확진자는 6천516명에 달한다.

이 중 3천377명은 완치해 격리 상태에서 벗어났지만 3천115명은 여전히 치료 중이고, 96명은 세상을 등졌다.

확진자 중에는 심리적 불안과 우울감이 극심해 수면제를 처방받는 사례도 있다.

센터 관계자는 "외부에서 보면 충분히 치료해서 나을 수 있는 병이라도 환자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위축돼 있다 보니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며 "옆 사람이 퇴원하는 걸 보면 조급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상담사는 환자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면서 '불안하고 우울한 건 정상이고,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위로와 지지의 메시지를 건넨다고 한다.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부정적 낙인이나 특정 종교와 연결 지으려는 시선도 확진자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외부 노출을 피하려고 인적이 드문 새벽이나 밤에 병원 및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거나, 구급차가 사이렌 소리를 내지 않고 오게끔 해달라고 요구하는 환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안·생계 걱정·나쁜 시각…'삼중고' 겪는 코로나 환자들
자가격리자 중에서도 심리적 불안과 생계에 대한 걱정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대구의 한 지역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일하는 팀장은 "자가격리 기간에 일하지 못해 경제난을 호소하는 일용직 근로자·자영업자, 자가격리가 길어져 직장을 그만둬야 했던 실직자의 상담이 많았다"며 "밤에 잠을 못 자겠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복지센터 팀장은 "최대한 고립감을 느끼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필요한 경우에는 정신과 의사와 연결해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와 보건당국은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어하는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일반 시민의 심리 지원을 위해 통합심리지원단을 꾸려 24시간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육군의 지원 인력 등을 포함해 128명의 상담사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총 3만1천여건을 상담했다.

상담사들이 확진자나 자가격리자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심리 상담이 필요한지 묻는다.

대구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라며 "확진자나 자가격리자를 따가운 시선으로 보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