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상자 공항 내 장시간 대기…"진단검사 위한 야외공간 섭외 마쳐"
이재갑 교수-여준성 복지부장관 보좌관 SNS에서 토론
"복지부가 의무 방기"…"시행착오 극복 위해 노력 중"
유증상 입국자 검사시간 단축한다…공항 옥외에 진료소 만들기로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이는 '유증상' 입국자도 인천공항 야외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 스루·Open Walking Thru)로 보내 검사 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현재 유증상 입국자들이 공항 내에서 상당한 시간을 대기한 후에야 진단검사를 받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27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페이스북 글에 댓글을 달아 "보건복지부가 유증상자를 위한 개방형 선별진료소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방형 선별진료소 도입 단계에서부터 유증상자와 무증상자를 함께 검토해왔다"며 "무증상자에 대해 먼저 운영하고 미비점 등을 점검해 유증상자에게도 적용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증상자 검사를 위한) 장소 섭외도 오늘 옛 인청공항검역소 뒤편 야외공간으로 마무리했고, 내일 중 구체적인 설계가 나올 듯하다"고 덧붙였다.

유증상자는 무증상자에 비해 코로나19 확진 가능성이 크고, 타인을 감염시킬 우려가 있어 지금까지 공항 내 검체 채취가 원칙이었다.

하지만 유증상 입국자가 많아져 공항 내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논란이 됐다.

정부는 이에 인천공항 청사 밖 개방형 선별진료소를 추가로 마련해 유증상 입국자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야외 선별진료소는 자연 바람으로 환기가 되기 때문에 소독이 필요 없다.

진료소당 4∼5분에 1명씩 검사가 가능하다.

현재 공항 밖에 설치된 선별진료소는 유럽에서 들어오는 무증상 외국인과 미국에서 들어오는 무증상 단기체류 외국인의 검사를 위해 쓰이고 있다.

유증상 입국자 검사시간 단축한다…공항 옥외에 진료소 만들기로
방역당국의 이런 방침은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여 보좌관의 페이스북상 토론에서 공개됐다.

이 교수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유증상자는 공항 실내에서 6시간씩 딜레이(지연)되고 있는데 외국인 무증상자만 빼내 와서 5분 만에 검사하는 특혜를 주는 건 어느 나라 보건복지부인지"라고 당국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증상자는 확진될 가능성이 있고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높으니 최우선으로 공항 밖으로 나오게 해서 선별과 검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건복지부가 공항 내 유증상자를 담당하는 질병관리본부 검역소의 안전을 중시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보건복지부는 검역소 직원 몇 명이 확진되어야 정신을 차리겠느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자 여 보좌관은 "유증상자에게 개방형 선별진료소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했는데 유증상자의 이동 동선이 너무 길고, 이동 중 감염 전파 우려가 있어 검역소의 판단에 따라 기존 방식대로 진행하고 있었다"고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이 교수는 "동선이 긴 게 문제가 아니라 실내에서 오랜 시간 무증상자와 섞여서 동선 구분이 안 된 상태로 있는 게 문제"라면서 "당국이 의무를 방기하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자 여 보좌관은 "정부도 여러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지만, 최대한 빨리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유증상자 검사 시간 단축 방안을 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