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서 마스크 동봉 소포 배달
"건강하세요" 폐광지 진폐환자 눈시울 뜨겁게 만든 손편지들

"폐 굳어지는 병 있다는 것 처음 알았어요.

시국이 시국인지라 (마스크) 많이 드리지는 못하지만…. 저희는 학교 잠시 가지 않으니까 조금 드리려고요…, 병원 등 외출하실 때 꼭 착용하시고요…."
서울, 경기, 대구, 경북 등 전국 각지에서 보내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가 폐광지인 강원 태백지역 진폐환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호흡기 질환자인 진폐환자를 응원하는 손편지를 동봉한 사랑의 택배 상자들이다.

27일 오전에도 한국진폐재해재가환자협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손편지와 함께 마스크는 물론 비누, 치약, 샴푸, 수건 등 생필품을 가득 담은 소포가 대전지역에서 배달됐다.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계층도 초등학생, 중학생, 가정주부, 교수 등으로 다양하다.

중학생인 언니와 함께 손편지를 보낸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은 '할아버지, 할머니께'라고 시작한 손편지에서 "마스크 꼭 잘 쓰시고 치료도 잘 받았으면 좋겠다"며 "젊었을 때부터 열심히 일한 만큼 꼭 좋은 일이 일어날 거예요.

꼭 건강하세요"라고 말했다.

"건강하세요" 폐광지 진폐환자 눈시울 뜨겁게 만든 손편지들

진폐증은 석탄 가루 등 미세한 먼지가 기관지를 거쳐 폐에 쌓여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진폐증을 앓는 환자는 기관지 운동 기능 저하 등으로 바이러스, 세균 등의 배출도 원활하지 않아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다른 사람에 비해 높은 감염병 취약계층이다.

특히 70세 이상 고령 환자가 대부분이다.

과거 우리나라 석탄 산업 중심지였던 태백지역의 진폐 환자 수는 2천 명이 넘는다.

이 중 190여 명은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고, 나머지는 '집에 살면서 통원 치료'(진폐재해재가환자)를 받고 있다.

황상덕 한국진폐재해재가환자협회장은 "이달 중순 코로나19 확산으로 말미암아 폐광지 진폐 환자들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불안해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이후 전국 각지에서 마스크를 보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주와 다름없는 어린 학생들이 또박또박한 글씨로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라고 쓴 손편지를 읽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다"며 "정말 감사하고, 기부자들의 귀한 마음만큼 마스크도 소중하게 아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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