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전면전을 선언한 뉴질랜드가 25일 자정부터 전 국민 자가 격리라는 전대미문의 행동강령을 실천에 옮김에 따라 나라 전체가 끝없는 정적 속에 빠져들었다.

뉴질랜드, 코로나19 전국 봉쇄령…끝없는 정적 속으로
특히 도로에 길게 늘어선 차량과 사람들로 북적이던 오클랜드와 웰링턴, 크라이스트처치 등 주요 도시는 거리에서 사람들이 자취를 감춤에 따라 알 수 없는 긴장감과 기괴한 적막감까지 드는 상황이다.

학교와 공공시설, 대부분 사업체가 문을 닫고 전 국민이 자택에 머무는 봉쇄령은 이날부터 최소한 4주 동안 계속된다.

뉴질랜드 언론은 26일 평소 같으면 자동차와 사람들로 활기가 넘치던 주요 도시의 도시 고속도로와 역 주변 새벽 풍경이 섬뜩할 정도로 고요했다며 봉쇄령으로 달라진 도시의 일상을 소개했다.

한 방송은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의 주요 도로가 버려진 것처럼 썰렁했다며 교통체증과 커피를 손에 든 직장인들의 출근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게 믿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코로나19 전국 봉쇄령…끝없는 정적 속으로
시민들도 이런 풍경에 매우 놀란 모습이었다.

한 시민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며 오클랜드 도심 환락가 부근인데도 나이트클럽에서 흘러나오던 음악 소리, 취객들의 소리, 자동차 소리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은 "봉쇄령 첫날의 오클랜드가 무서울 정도로 조용하다.

1km 떨어진 곳에서 하는 마른기침 소리가 들릴 정도"라고 농담했다.

그러나 봉쇄령 규정을 잘 모르고 자동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봉쇄령 발동과 동시에 순찰과 단속에 나선 경찰은 이런 사람들에게는 봉쇄령 규정을 알려주고 모두 귀가하도록 조치했다.

뉴질랜드, 코로나19 전국 봉쇄령…끝없는 정적 속으로
마이크 부시 경찰청장은 한 방송에서 경찰이 봉쇄령 발동 직후부터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단속했다며 "일단 규정을 알려주고 돌아가도록 했지만, 다시 적발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규정 준수가 중요하다는 점을 누누이 설명했다며 "사람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봉쇄령이 코로나19의 감염 고리를 끊어 뉴질랜드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자가 격리를 철저하게 지켜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물론 병원이나 슈퍼에 가거나 바람을 쐬러 집 밖으로 나오는 건 괜찮지만 놀이터에 가거나 낚시와 사냥을 하러 가는 것도 전파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막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