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일주 한국몰드 대표가 울산 본사에서 열화상 적외선 카메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인식  기자
고일주 한국몰드 대표가 울산 본사에서 열화상 적외선 카메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인식 기자
25일 울산 매곡산업단지에 있는 자동차부품 사출금형 전문업체인 한국몰드(대표 고일주) 본사 공장. 고일주 대표가 자체 개발한 열화상 적외선 카메라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고 대표는 “적외선 카메라의 눈에 해당하는 광학렌즈 소재를 국산화한 것은 물론 대량 양산체제를 갖췄다”고 말했다. 적외선 카메라 렌즈는 군사용과 민간 화재감지, 보안감시, 자율주행 등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이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가 없었다.

한국몰드는 기존 게르마늄 소재에 비해 가격이 30% 이상 저렴한 칼코겐 소재로 적외선 카메라 렌즈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3년 전 울산테크노파크 지원을 받아 초고순도의 칼코겐 화합물을 제조하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러시아 고순도 소재연구소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한 것이 제품 개발에 큰 힘이 됐다. 자동차 금형부품 분야에서 30여 년 동안 쌓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광학렌즈를 양산하는 맞춤형 성형공정 기술도 국산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열을 가진 물체가 방출하는 적외선 영역에서 광학적 특성이 뛰어난 소재와 렌즈 등 광학 제품을 고객의 요구에 맞춰 어떤 형태로든 제조할 수 있고, 외국제품보다 20~30%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몰드는 무인자동차 야간주행용, 소방용, 의료용, 보안용, 수송기계용 등 다양한 용도의 적외선 카메라 렌즈와 소프트웨어 통합 솔루션 상용화에 본격 나서고 있다.

화재감시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기술을 융합해 대형 공장 생산설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화재를 사전 예지 진단하는 솔루션 개발을 완료했다. 회사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적외선을 판독해 화재 신호로 전달하기 때문에 연기나 증기 등 불꽃이 보이지 않는 환경에서도 화재 감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세계 적외선 카메라 시장 규모는 2025년 8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5년 내 광학렌즈와 통합 솔루션 분야에서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1987년 한국몰드 설립 후 33년 동안 자동차 금형부품을 국산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자동차 범퍼와 운전석 계기판 등 대형 금형부터 라디에이터 그릴 같은 정밀한 미세 금형까지 20여 가지 제작 기술을 국산화했다. 금형틀만 300여 벌에 이른다.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는 물론 일본의 닛산 미쓰비시 도요타 등 세계 14개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고 대표는 “자동차산업 위축으로 수출이 줄면서 지난해 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첨단 초경량화 소재와 금형 제품 개발 기술을 기반으로 첨단 광학소재와 통합 소프트웨어 솔루션 분야 전문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