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미용실 운영하는 한부모 여성 창업주 인터뷰
아름다운재단 지원에 "한 줄기 빛 같았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도와준다는 사실이 감동적이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숨을 못 쉬었어요.

가슴에 돌덩어리가 있는 것 같아서……."
심정아(가명·52)씨는 지난달 아름다운재단에서 긴급 생계비를 지원해주겠다는 연락을 받고 나서 엉엉 울었다고 한다.

심씨는 2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돈으로 몇 달간 손해를 다 메꿀 수는 없겠지만 제게는 정말 한 줄기 빛 같았다"며 "'세상에 이렇게 날 도와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부모 여성 창업주인 심씨는 대구 북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는 심씨 미용실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지난달 18일 대구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31번 환자)가 나오자 곧바로 손님이 끊겼다고 한다.

심씨는 "온종일 손님을 한명 아니면 두 명밖에 못 받았다"며 "월세와 전기세도 내야 하는데 매출은 90%가 줄었다"고 말했다.

2000년 이혼한 뒤 아들을 홀로 키워낸 심씨는 9년 전 아름다운재단의 도움으로 미용실을 차렸다.

모자원에 살면서 버스비 한 푼마저 아끼던 고된 시절을 지나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할 때쯤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심씨는 "예전에는 밖에 나가서 일하면 돈을 벌 수 있었는데 코로나19 상황에선 그게 안 되더라"며 "'이렇게 망하는구나' 싶어 밤에 누워도 잠이 안 왔다"고 말했다.

'이 세상에 날 도와줄 사람이 누가 있겠나'며 절망에 빠진 그때 전국 각지 기부자들이 손을 내밀었다.

아름다운재단은 심씨처럼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대구·경북지역 한부모 여성 창업주 32명에게 250만원씩, 그 외 지역 한부모 여성 창업주 186명에게 70만원씩 생계비를 이달 5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지원했다.

배우 이시영, 방송인 김나영·송은이를 시작으로 여러 시민이 마음을 모은 결과다.

심씨는 "저는 그분들께 물 한 잔 줘본 적이 없는데,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저를 위로해주고 도와줬다는 사실이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움에 보답해 제가 할 수 있는 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잘살아가는 것 아니겠나"라며 "열심히 살겠다.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심씨는 다른 대구 시민, 의료진을 향해 이어지는 기부 릴레이에도 감사를 표했다.

심씨는 "그분들은 작은 것을 우리에게 내줬을지 모르지만, 우리가 받아들이는 것은 정말 크다"며 "코로나19와 힘겹게 싸우는 대구 시민에게는 따뜻하게 손을 한번 잡아주는 게 큰 희망이 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