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연합회·경총·중견련 등 26개 단체 '산업발전포럼'
설문 기업 92% "수요위축·생산감소 우려"…68% "대출연장 등 유동성 확대 필요"
토론 "정부·대기업, 중소기업 지원 필요"…"수요절벽 뒤 수요폭증 대비도"

산업계 단체와 경제단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을 우려하면서 정부에 기업 유동성 공급 확대와 세제 지원 확대 등을 요구했다.

자동차산업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중견기업연합회 등 26개 단체는 25일 서울 서초동 자동차산업연합회 대회의실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영향 및 대응'을 주제로 제2회 산업발전포럼을 열었다.

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등이 참석한 주제발표·토론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업계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車산업 500만대 생산공장 중 60만대만 정상생산…지원 시급"

먼저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기조발언에서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 감염 확산은 세계 경제를 공황 수준으로 침체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지난달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90% 감소한 데 이어 미국도 향후 3개월간 차 판매가 90% 감소할 전망"이라고 비관론을 폈다.

정 회장은 국내 자동차 기업의 해외공장도 인도, 미국, 유럽, 남미 등에서 연쇄적으로 폐쇄되고 있다고 소개한 뒤 "500만대 생산 공장 중 겨우 60만대 수준만 정상 생산되는 상황이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중소협력업체들의 줄도산과 산업생태계 붕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주제발표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하반기까지 유지된다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지난해(3.0%)의 3분의 2 수준인 2.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름 넘어까지 확산한다면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주요 경제 강국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업계를 대상으로 진행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김 상무가 전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4.7%가 "코로나19로 애로가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91.5%가 수요위축에 따른 매출액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했고, 자금조달 애로(36.6%)나 마스크 등 방역물품 부족(32.4%), 해외공장의 가동 불안(11.3%)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기업들은 건의 사항으로 대출연장 등 유동성 확대(67.6%)와 각종 세금 감면 및 납부 유예(62.0%)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고, 고용유지 지원금 확대(19.7%)와 최저임금 등 인건비용 완화(18.3%), 유연한 근로시간 확대(9.9%)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車산업 500만대 생산공장 중 60만대만 정상생산…지원 시급"

김 상무는 "유럽과 미국이 한국의 경험을 참고한다면 이번 사태는 6월 전후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경우 4∼6월 중 수요절벽이 있겠지만, 이후에는 대기수요 실현 등으로 수요폭증이 예상돼 이에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토론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우려와 함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설비 투자 지연으로 장비, 부품 기업의 경영이 악화해 소재·부품·장치(소부장) 경쟁력 저하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수요 부족이 가장 우려된다"면서 내수 진작 등을 통해 수요를 일정 수준이라도 보장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이번 사태가 몇개월만 계속돼도 도산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정부가 긴급자금 지원 등으로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희문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전무는 이번 위기 극복을 위해 완성차 업체들이 협력업체들에 개발비·납품대금 등을 조속히 지급해 도산을 막아야 한다며 역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금융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송창석 숭실대 교수는 "코로나19는 메르스, 사스보다 파급 영향이 크고 계속 반복될 우려가 있어 장기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며 "재고부담 증가, 근로시간 조정 등 통상적인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車산업 500만대 생산공장 중 60만대만 정상생산…지원 시급"

노동계에서도 참석해 목소리를 냈다.

김태정 민주노총 금속노조 정책국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V'자형 회복보다는 'L'자형 장기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 "노동자의 생존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노동자의 건강권과 생존권 보장에 더해 안전하게 일할 권리, 긴급 재난 생계 지원금 편성, 해고 금지, '노동개악' 반대, 기업의 부도·도산을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정만기 회장은 최근 정부가 내놓은 100조원 규모의 긴급구호자금 투입 등 결정을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 ▲ 대·중소기업 구분 없는 지원 ▲ 현장에 대한 행정지도 강화 ▲ 필요시 유럽·미국처럼 국내총생산(GDP) 대비 10% 이상, 200조원 규모로 확대 등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 회장은 일부 지자체가 재난기본소득을 제공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1인당 10만원씩 제공하면 사람들이 다중집합시설에서의 소비를 촉진하게 돼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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