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연합회 기자회견…"확진자 발생 시 정부의 구상권 청구 강한 유감"
학원들 "휴원해 학부모에 반환한 교습비 절반 국가가 보전해야"
학원들이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휴원해 학부모에게 학원비를 돌려준 경우 절반을 국가가 보전해달라고 요구했다.

학원들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정부가 학원에 방역비 등을 물리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서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25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원도 유치원처럼 학부모에게 환불한 교습비의 절반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정책을 수립해달라"고 당국에 요구했다.

정부는 최근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해 학원 설립·운영자가 감염병에 걸렸다고 의심되거나 감염될 것으로 우려되는 학생에게 학원법에 따라 격리 조처를 한 경우 교습비를 돌려주도록 했다.

교육부도 '유치원 운영 한시 지원방안'을 마련해 개학 연기로 생긴 5주일간 휴업일의 수업료와 학부모부담금을 반환·이월한 유치원에 이들이 반환·이월한 수업료의 절반을 지원하기로 했다.

학원총연합회는 "장기 휴원으로 운영난에 처한 영세학원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강사인건비와 임차료 등 '손실금'을 일부라도 지원해달라"고도 요청했다.

학원들은 학원이 휴원하면 수입인 교습비는 학부모에게 반환해야 하지만 인건비와 임차료 등 비용은 계속 지출하게 된다며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왔다.

연합회는 영세학원 경영안정을 위한 저금리 대출 지원 절차를 간소화해 학원들이 보다 빠르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도 요구했다.

또 정부가 지난달 24일 학원에 휴원을 권고한 만큼 그때부터 휴원한 학원들도 충분히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가 필수방역지침을 어겨 '집합금지명령'을 받고도 학원을 운영했다가 해당 학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방역비 등을 구상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연합회는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연합회는 "학원처럼 강력히 휴원을 권고받은 업종이 없을 뿐 아니라 학원들도 휴원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면서 "한 달이 넘는 휴원으로 학원들이 고사 직전인데 손실보상 방안은 없고 집합금지명령과 확진자 발생 시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정부에 크게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유원 학원연합회장은 "학원들이 '집단이기주의'를 부리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기주의는 학원들이 학원의 이익만 위했을 때 할 수 있는 말이고 학원들은 지금 모든 것을 양보하고 최소한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위협받아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학원 67%가 20일 이상 문을 닫고 쉬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셌던 대구는 학원의 98%가 휴원했다.

이는 교육당국이 내놓는 통계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4일 학원과 교습소 2만5천231곳 가운데 11.3%인 2천839곳만 휴원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그날그날 휴원하겠다고 교육청에 신고한 학원을 집계해 발표하는 반면 연합회는 코로나19 사태로 휴원한 경우를 모두 합해 발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대형학원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다음 주 종로·청솔·메가스터디 등 대형학원 원장들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