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 임대료도 아끼는 판, 제주관광진흥기금 납부 어려워"

텅 비어 있는 도시 같았다.

24일 기자가 제주신화월드를 찾아 둘러보는 내내 직원을 제외하고는 이용객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프리미엄 호텔과 리조트에는 복도를 지나가는 사람이 없었고, 수백 명이 수용 가능한 테마파크에는 텅 빈 채 음악 소리만 울려 퍼졌다.

제주신화월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이 4배 이상 오르며 올해 기대감이 컸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손님이 끊겨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르포] 코로나19 직격탄에 텅빈 제주신화월드…"취소·휴업·단축"

제주신화월드는 제주국제자유도시 7대 선도 프로젝트의 하나인 제주신화역사공원 계획으로 추진됐다.

제주신화역사공원은 영어교육도시와 첨단과학기술단지 등과 함께 제주를 사람의 이동과 자본 투자가 쉬운 국제자유도시로 만든 상징이다.

하지만 국제자유도시 개발 구상에 따른 이런 기대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제주 방문 내·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악몽이 되고 있다.

제주신화월드는 2천실 이상 운영하는 리조트 부문에서 투숙률이 하루 평균 10%에 못 미치고 있다.

2월 한달간 누적된 객실 취소도 금액기준 35억을 넘어섰다.

여기에 상반기에 계획됐던 모든 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회) 행사도 취소돼 1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또 식음 매장 등에서도 매출이 많게는 90%까지 떨어져 일부 업장이 휴업하거나 단축 운영을 하고 있다.

[르포] 코로나19 직격탄에 텅빈 제주신화월드…"취소·휴업·단축"

제주 최대 규모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는 지난 1월 102억7천701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가 터지고 불과 한달새인 지난달에는 69.8%가 급감한 31억84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랜딩카지노에서 매년 열리는 국제 포커 토너먼트까지 취소돼 하루 200명 이상의 VIP 고객 유치 기회마저 상실했다.

[르포] 코로나19 직격탄에 텅빈 제주신화월드…"취소·휴업·단축"

제주신화월드에는 카지노 및 리조트 부문에 1천6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제주신화월드는 운영비 절감을 위해 직원들에게 무급휴직 및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고 외주 규모를 감축하고 있다.

심지어 프린터 임대료와 공기청정기 필터 교체비까지 아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주신화월드 관계자는 "카지노 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해 사정이 어려운 만큼 관광진흥기급 납부 의무를 한시적으로 면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는 매년 매출액 기준으로 최대 10%까지 제주관광진흥기금을 납부하게 돼 있다.

2017년 138억원, 2018년 131억원, 지난해 471억원을 제주관광진흥기금으로 냈다.

제주신화월드 관계자는 "제주신화월드는 규모가 큰 만큼 손실도 큰데도 소상공인 위주의 도정 지원책에서 제외되고 있고 기금 납부 의무까지 짐을 지고 있다"며 울상을 지었다.

[르포] 코로나19 직격탄에 텅빈 제주신화월드…"취소·휴업·단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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