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염증 질환 치료에 쓰이는 경구 스테로이드 제제를 장기간 사용하면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류가 개발한 가장 강력한 염증 치료제인 스테로이드 제제는 류머티즘 질환, 퇴행성 관절염, 알레르기, 피부염, 비염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쓰이고 있으며 먹는 약, 바르는 약, 안약, 주사제 등 여러 형태로 나와 있다.

효과가 좋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단기간 사용이 권장되고 있다.

영국 리즈(Leeds) 대학 보건과학연구소(Institute of Health Sciences)의 마르 파후데스-로드리게스 박사 연구팀은 염증성 장 질환(IBD: inflammatory bowl disease), 류머티즘 관절염 같은 만성 염증 질환 환자가 경구 스테로이드 제제인 글루코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를 장기간 고용량 투여하면 고혈압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4일 보도했다.

1998~2017년 사이에 389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만성 염증 질환 환자 7만1천여 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들 중 35%는 염증성 장 질환, 28%는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였다.

이 가운데 35%(2만4천896명)가 새로이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오래 복용한 환자일수록 또 누적 용량(cumulative dose)이 클수록 고혈압 발생률은 더욱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관찰연구 결과이기 때문에 경구 스테로이드 제제와 고혈압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한다는 증거는 될 수 없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러나 경구 스테로이드 제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만성 염증 질환 환자는 고혈압이 나타나지 않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미국 뉴욕 레녹스 힐 병원 심장 전문의 사트지트 뷰스리 박사는 경구 스테로이드의 장기간 사용은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을 증가시켜 혈압이 급상승한다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염증성 장 질환은 면역체계가 대장(궤양성 대장염) 또는 주로 소장(크론병)을 표적으로 오인, 공격함으로써 장 점막에 다발성 궤양과 출혈, 설사, 복통을 일으키는 만성 난치성 질환이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노인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퇴행성 관절염(골관절염)과는 달리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가 팔목, 손가락, 발가락, 발목, 무릎 등 신체의 관절이 있는 부위를 공격해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다.

염증성 장 질환과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는 면역체계의 자가면역 활동으로 인한 만성 염증을 진정시키기 위해 스테로이드 제제를 고용량으로 장기간 사용하게 된다.

이 연구 결과는 캐나다 의학협회 저널(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 최신호(3월 23일 자)에 발표됐다.

"경구 스테로이드 장기 투여, 혈압 상승 위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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