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 조심스레 활기…원상회복은 아직 요원
상인과 손님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서로 가까이 붙어서지 않으려 신경을 쓰는 등 조심스러운 모습은 여전했다.
오후 들어 상품을 넣은 봉투를 들고 오가는 쇼핑객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간이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거나 핫도그를 사 먹는 이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인근에 온 김에 시장에 들렀다는 이모(61)씨는 "한창 확진자가 많이 나올 때는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무섭고 걱정스러웠는데, 어느 정도 진정세에 접어들어서 그런지 서로를 의식하는 게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에 사는 한정희(50)씨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두 달 정도 서문시장에 오지 않았는데, 오늘은 부모님께 사드릴 게 있어서 오랜만에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가는 손님이 조금 늘긴 했어도 바닥으로 치달은 매출이 회복되긴 아직 이르다는 게 상인들 설명이다.
한씨 역시 "조금 진정되는 것 같긴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조심해야 하는 것 같다"며 필요한 물건만 사고는 바로 시장을 떠났다.
상인들은 드물게라도 찾아오는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예쁘게 진열한 판매대 앞을 서성이는가 하면, 손님을 기다리다 무료함에 지친 듯 의자에 앉아 선잠을 자기도 했다.
오후 3시가 넘도록 마수걸이를 하지 못했다며 하소연하는 이도 있었다.
잡화류를 파는 전모(46)씨는 "지난주 후반부터 사람들이 조금씩 다니긴 하는데, 돈은 안 쓴다"며 "손님들도 돈이 없으니 당연한 것 아니겠나.
답답하니까 바람 쐴 겸 구경차 나온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핫도그 장사를 하는 권모(74)씨는 "길이 휑했었는데 일요일쯤부터 그나마 조금 나아져 다행이다"면서도 "예전 수준으로 장사가 되려면 한참은 걸릴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일상생활로 돌아가려는 노력은 중구 동인동 찜갈비 골목에서도 감지됐다.
골목 안 식당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지난달 20일 임시휴업을 결정했는데, 이날은 10곳 중 8곳이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찜갈비 집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오늘 손님을 두 테이블밖에 못 받았다.
아직 정상적으로 손님을 받으려면 갈 길이 멀다"며 "오래 휴업을 했기 때문에 일단 손님들께 영업을 재개했다고 알리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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