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사칭 공천 대가 항소심 재판 중 "JTBC 손석희에게 연결해주겠다" 접근
윤 전 시장, 젊은 남자와 JTBC 함께 가 손 사장 만나…방송 출연은 못 해
조주빈, 윤장현에 사기 행각 "억울함 풀도록 방송 출연"(종합)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만들어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이 윤장현(71) 전 광주시장 등을 상대로도 사기 행각을 벌여 경찰이 수사 중이다.

조주빈은 권양숙 여사 사칭범에게 속아 공천 대가성 금품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던 윤 전 시장에게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돕겠다"며 접근했다.

25일 윤 전 시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윤 전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여름 텔레그램으로 접근한 '최 실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

서울의 모 기관에 근무한다는 최 실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혼외자인 줄 알고 사기범 자녀들을 도와주셨다는데 자녀 관련 자료를 주시면 살펴보겠다"고 접근했다.

윤 전 시장이 사기범의 말을 믿었을 뿐 자료가 없다고 하자 최 실장은 "그럼 JTBC에 출연해 억울함을 해명하는 기회를 갖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최 실장은 당시 뉴스룸 앵커였던 손석희 사장과 잘 안다면서 지난해 8월 윤 전 시장을 서울로 불렀다.

그는 '박 사장'을 통해 보낸 사람이라며 키가 작은 젊은 남성과 함께 윤 전 시장이 JTBC 방송국을 찾아가게 했다.

윤 전 시장은 스튜디오로 이어지는 장소에서 손 사장을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눴고 청년도 따로 손 사장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손 사장을 만나고 온 윤 전 시장은 "기회가 되면 조만간 인터뷰 방송을 잡자"는 최 실장의 말을 믿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출연 날짜는 계속 잡히지 않았고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윤 전 시장은 중간에 활동비를 요구하는 최 실장에게 돈을 건넸으며 최근 경찰의 연락을 받고 사기임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박 사장'을 통해 보냈다던 젊은 남성이 광주로 와 돈을 받아 갔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윤 전 시장이 사기꾼에게 준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조주빈이 '박사방'을 운영하기 전 텔레그램에서 다수의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함께 조사하고 있다.

평소 전면에 나서지 않고 공범 등을 시켜 범행한 전력으로 볼 때 이번에도 조주빈이 '최 실장'이라는 제3자를 통해 배후에서 조종했을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윤 전 시장은 사기 행각을 한 사람이 조주빈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인지 아직도 구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사방' 조주빈 "피해자에 사죄…악마의 삶 멈춰줘서 감사" / 연합뉴스 (Yonhapnews)
조주빈은 이날 검찰 송치 과정에서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사죄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언급된 사람들은 각기 다른 사건 피해자로 조사 중이며 수사 중이라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면서 "다만 이들이 성 착취물을 보거나 (n번방에) 가입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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