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자 발언 검증했더니 사실과 달라…한국의 일주일전 수치 기준 삼은 듯
美언론, '6배 차이' 양국 인구 거론하며 백악관의 자화자찬 꼬집어
[팩트체크] 미국 8일간 코로나 검사 건수, 한국 8주 건수보다 많다?

지난 8일간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실적이 한국의 8주간 수치를 넘어섰다는 백악관 당국자의 말은 사실일까?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24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가진 화상 타운홀 미팅 형식의 인터뷰에서 "아마도 오늘까지 미국이 지난 8일간, 한국이 8주간 진행한 것보다 더 많은 검사를 했다"며 "이는 우리가 검사 과정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벅스 조정관은 그로부터 몇시간 후 진행된 코로나19 TF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그동안 37만건의 검사를 했으며 이 가운데 다수인 22만건 이상이 지난 8일간에 이뤄졌다"며 이는 한국이 8주간 실시한 수치에 맞먹는 것이라고 밝혔다.

확인 결과 벅스 조정관의 발언은 사실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벅스 조정관이 지난 8일간 미국에서 22만건의 검사를 했다면서 그것을 한국의 8주간 누적 건수와 비교한 만큼, 24일까지 8주 동안 한국에서 이뤄진 검사 건수, 즉 1월 29일부터 3월 24일까지의 검사 건수를 살펴봤다.

[팩트체크] 미국 8일간 코로나 검사 건수, 한국 8주 건수보다 많다?

한국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검사 건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1월3일부터 이달 25일 0시(한국시간)까지의 검사 누계는 35만7천896건(이하 인원수 기준)이다.

여기서 질본이 1월 28일(오전 10시 기준)까지의 누계라고 밝힌 검사 건수(116건)를 빼면 35만7천780건이다.

미국이 지난 8일간 했다고 밝힌 건수(22만건)보다 한국이 최근 8주간 실시한 건수가 13만여건 더 많은 것이다.

미국이 여태까지 실시한 전체 검사 건수를 가지고 비교하면 37만여건 대 35만여건으로 미국이 근소하게 많지만 벅스 조정관이 언급한 미국의 8일간 검사 건수와 한국의 8주 검사 건수를 비교하면 한국 쪽이 훨씬 많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벅스 조정관은 의도적으로든, 실수로든 한국의 최근 통계가 아닌, 이전 통계를 인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정치 전문지 더 힐(The Hill)에 따르면 벅스 조정관은 한국이 여태 29만 건의 테스트를 했다고 말했다.

질본이 매일 발표하는 누적 검사 건수상 한국이 누적 검사건수 29만 건을 넘어선 것은 지난 17일이다.

일주일 전의 한국 통계를 가지고 비교한 것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전시(戰時)'에 준하는 총력 방역 태세에 나선 상황에서 미국의 코로나19 검사 속도가 한국을 상회하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벅스 조정관은 미국이 하루 5만∼7만건의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는데, 한국은 확진자 증가 속도가 최정점 대비 둔화하는 흐름 속에 지난 20일 이후 하루 1만건 안팎의 검사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은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벅스 조정관의 발언은 "미국이 최근 검사를 많이 했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한 것 같다"며 "미국이 거의 검사를 하지 않다가 최근에 뉴욕주 등을 중심으로 급격히 많은 검사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언론은 미국 인구가 한국의 6배 이상인 상황에서 검사 건수를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를 '난센스'로 보는 분위기다.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사인 NPR은 24일 "한국의 인구는 5천100만 명이고, 미국은 3억2천700만 명"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두 나라 모두 30만명 가량 검사를 했는데 이는 한국에서는 170명당 1명을 했다는 것이고, 미국에서는 1천90명당 1명을 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한국이 미국에 비해 인구당 6배 이상 많은 검사를 진행했다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AP통신도 "미국의 검사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한국과 비교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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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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