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자진 출국 불법체류자 절반으로 뚝…"대사관에 항의해도 답변 회피"
베트남·몽골, '코로나 19' 구실로 불법체류 자국민 귀국 거부

베트남 등 일부 국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는다는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불법체류 중인 자국민의 귀국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자국민의 코로나19 음성진단서를 우리 정부에 요청하는 등 과도한 요구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 동안 자진 출국 신고를 하고 우리나라를 떠난 불법체류 외국인은 총 2천284명으로 파악됐다.

전주 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수치다.

법무부는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를 위해 이달 1일부터 단속된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범칙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단속을 통해 총 1억1천만원 상당의 범칙금을 부과했고 이중 절반 이상을 징수했다.

범칙금 도입과 급격한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맞물리면서 자진 출국하는 불법체류 외국인들의 수는 빠르게 증가했다.

2월 들어 줄곧 1천명 이하에 머물던 자진 출국자 수는 2월 마지막 주에 1천951명으로 증가했고, 3월 첫째주에는 5천명 이상으로 뛰었다.

증가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주 자진 출국자 수가 전주 대비 반 토막 났을 뿐 아니라 자진 출국을 하겠다고 사전신고한 수도 3월 첫 주에는 7천명 넘게 오르더니 지난주에는 1천537명에 그쳤다
출입국 업무 관계자들은 일부 국가가 해외에 불법체류 중인 자국민의 입국을 막아선 것이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코로나19 감염자를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국경을 닫으면서 자국민들의 귀국까지 거부하는 상황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베트남·몽골, '코로나 19' 구실로 불법체류 자국민 귀국 거부

한 관계자는 "2월 말 베트남과 몽골로 향하는 출국 항공편이 차단된 이후 각 대사관에 불법체류 자국민의 신속 귀국을 위한 협조공문을 발송했지만, 제대로 된 답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 교민 수송을 위해 파견하는 전세기에 베트남 국적 불법체류자를 태워 보내는 방법도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태국 정부는 한국에 불법체류 중인 자국민의 귀국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우리 측에 코로나19 음성진단서 제출과 보험 가입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주한 태국 대사를 불러 이에 대해 강하게 항의한 후 비행이 가능하다는 '건강진단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조건을 바꿨다.

또 다른 출입국 업무 관계자는 "해외에서 자국민이 불법체류자로 단속되면 어떻게든 데려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지금처럼 '나 몰라라'하는 상황은 이례적이라 수차례 대사관에 항의했지만 답변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예 항공편이 끊긴 상황이라 강제추방 등의 방법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상대국에서 귀국을 허용할 때까지 불법체류 외국인들의 체류를 계속 연장해 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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