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상황·주행속도 알리는 전광판 설치…환기시설은 여전히 없어
사고 36일만 통행 재개된 남원 사매2터널…과속 방지 시설 추가

"과속단속 중. 73㎞"
순천완주고속도로 사매2터널(상행선) 입구 오른쪽에 설치된 전광판에 터널로 진입하는 차의 속도가 찍혔다.

불과 한달여 전만 해도 시꺼먼 그을음이 가득했던 터널은 '그날'의 상처를 잊은 듯 평온했다.

차량 수십 대가 파손된 채 뒤엉켜 있던 당시의 처참한 사고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매2터널은 48명의 사상자를 낸 화재 사고가 발생한 지 36일 만인 24일 오후가 돼서야 통행이 재개됐다.

터널 내부로 진입하니 종전보다 밝은 빛이 눈 부셨다.

사고로 망가졌던 조명은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돼 더 밝게 터널 내부를 비추고 있었다.

질산 탱크로리 등 대형 트럭이 들이받아 굵은 철근이 보일 정도로 손상됐던 터널 상부는 보강 공사가 완료됐다.

무엇보다 차량 과속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물들이 눈에 띄었다.

차량 속도를 알리는 전광판뿐 아니라 터널 전방에는 교통상황을 안내하는 도로전광판(VMS)도 설치됐다.

VMS에는 날씨나 교통상황 알림과 함께 안전 운행을 당부하는 문구도 들어갈 예정이다.

검은색 바퀴 자국이 선명하고 부서진 차 파편이 널브러져 있던 터널 입구 앞 도로는 홈이 파진 노면으로 재포장됐다.

겉만 보면 사고 이전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지만 비나 눈이 올 경우 물을 도로 한쪽으로 흘려보내는 기능이 추가됐다.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여러 시설물을 설치한 만큼 운전자들이 과속 운전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만간 구간 단속카메라도 설치된다.

구간 단속카메라는 고정식 카메라 밑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캥거루 과속'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사고 36일만 통행 재개된 남원 사매2터널…과속 방지 시설 추가

그러나 사고 당시 소화·환기시설이 없어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이날도 여전히 관련 설비는 보이지 않았다.

사매2터널 내부에 비치돼 있던 30대의 소화기는 보수 이후에도 늘지 않았고, 사고 발생 시 환기를 돕는 제연설비(제트팬) 역시 없었다.

국토교통부의 도로·터널 방재 시설 설치 관리 지침상 1㎞ 미만의 터널의 경우 소화전 설비나 제연설비가 의무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터널 사고는 대형사고 위험이 커 길이와 관계없이 소화·환기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관련 지침을 국토부에 건의하기 위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통행 재개가 우선이기 때문에 기존 지침에 따라 보수공사를 마쳤다"고 말했다.

사고 36일만 통행 재개된 남원 사매2터널…과속 방지 시설 추가

사매2터널 사고는 지난달 17일 낮 트레일러가 장갑차를 싣고 앞서 달리던 트레일러를 들이받으면서 1차 사고가 나고, 질산 1만8천여ℓ를 실은 탱크로리가 뒤집어져 2차 사고가 났다.

뒤따르던 곡물 탱크로리 등이 연이어 추돌하며 불이 나 사고가 커졌다.

남원경찰서는 사고 책임이 있는 8명에 대해 입건하고, 정확한 원인 조사를 위해 도로교통공단에 속도와 사고 재연 분석 등을 의뢰한 상태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