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보도…"파우치가 트럼프 발언 바로잡고 인터뷰서 저격까지 해"
"트럼프, 자기 말 반박하는 '코로나 스타' 파우치에 인내심잃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부 대응의 '간판스타' 격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에 대한 인내심을 잃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파우치 소장이 코로나19 확산에 관한 대통령의 '장밋빛 발언'과 거짓 주장을 점차 대담하게 바로잡으면서 '반(反) 트럼프' 진영의 영웅으로 떠오르자 "트럼프의 인내심이 약해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총괄하는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핵심 멤버인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정국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조차도 파우치 소장을 "대단한 텔레비전 스타"라고 부르면서 이례적으로 자유롭게 발언할 재량권을 부여했을 정도다.

심지어 코로나19 TF 공개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의 의견을 따르는 모습을 여러 번 보인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 파우치 소장이 몇몇 신문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하는 발언을 하자 백악관 참모들도 더는 참지 못하고 있다고 복수의 대통령 보좌관들이 NYT에 밝혔다.

최근 2주 동안 파우치 소장의 언론 인터뷰가 잦아지면서 그의 대통령 비판 발언들을 백악관 관리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를 계속 곁에 둠으로써 얻는 게 많을지 잃는 게 많을지를 저울질한 뒤 해고 여부를 판단한다며, 현재 파우치 소장에 대해서도 이런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자기 말 반박하는 '코로나 스타' 파우치에 인내심잃어"
NYT에 따르면 백악관 관리들은 파우치 소장이 TF 공개 브리핑 중 자신의 얼굴에 손을 갖다 대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웃음을 참는 듯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해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등에서 널리 회자된 이런 장면들을 놓고 파우치 소장은 목이 따끔따끔 아팠고, 입에 물고 있던 사탕이 목에 걸려서 그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파우치 소장의 불화설은 마침 트럼프가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날 불거졌다.

특히 이날 TF 브리핑에서는 파우치 소장이 연단에 등장하지 않아 의구심을 더욱 키웠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좋은 사람"이라며 조금 전까지 TF 회의에서 파우치 소장과 "오랜 시간" 같이 있었다고 했고, 백악관도 브리핑에는 담당 관리들이 돌아가면서 참석할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파우치 소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상용화까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 말라리아약인 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도움이 될지 등을 놓고 공개적으로 이견을 표출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러나 파우치 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대통령과의 불화설에 대해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며 "우리 둘을 갈라놓으려고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1984년부터 NIAID 소장을 맡아 각종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진두지휘해왔다.

올해 79세인 그는 앞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도 매일 달리기를 한다면서 "아직은 35세처럼 일한다.

에너지가 떨어졌다고 생각할 때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