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 연예인 등 패혈증 사망계기 코로나와 관련성에 관심
"코로나-패혈증 필연적 인과관계 無"…"변이 따른 치명성↑ 확인안돼"
[팩트체크] '변종 코로나19'가 급성 패혈증 유발?
조준형 기자·김예림 인턴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패혈증(sepsis·敗血症)의 관련성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다.

패혈증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혈관으로 들어가 혈액을 오염시킴으로써 급성 염증 등을 일으켜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병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례가 있지만, 코로나19와 패혈증의 관계에 궁금증이 증폭된 계기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배우 문지윤씨와 아프리카TV BJ 이치훈씨 등 30대 남성 2명이 패혈증으로 목숨을 잃은 일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증상이 있은 후 불과 5∼7일만에 급성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게 이상하다.

변이된 슈퍼 코로나바이러스일 수 있다", "아무래도 코로나 관련 돌연변이에서 생성된 바이러스가 급성 패혈증을 유발하는 건 아닌지" 등의 글이 올라왔다.

양성·음성을 가르는 국내 검진 장비로 걸러낼 수 없을 만큼 변이된 코로나19가 급성 패혈증을 야기한 것 아니냐는 막연한 추측까지 제기된 것이다.

우선 코로나19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고, 패혈증은 혈액 속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가서 생기는 '증후군'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는 원인균(原因菌·어떤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균)에 의한 '병명(病名)'이고, 패혈증은 혈액에 균이 침범한 것"이라며 "패혈증의 원인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될 수 있고, 세균이나 곰팡이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와 패혈증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감염이 직접 또는 간접적 원인이 되어 패혈증을 앓을 수 있지만, 둘 사이에 '필연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김신우 경북대 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패혈증은 특정한 하나의 원인체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감염을 이기지 못해 결과적으로 장기손상과 혈압강하 등이 나타나는 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감염을 치료하는 중에 2차 세균감염이 폐에 온다든지 하면 패혈증을 동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신우 교수는 "패혈증 환자의 경우 발열 등 증세가 나타나면 그 원인이 코로나19 감염이 아닐까 하고 검사를 하는데 코로나19에 의한 사망 원인은 대부분 급성호흡부전과 저산소증, 폐 손상 등"이라며 "코로나19와 패혈증 간에 '접점'은 있지만 상호 '연결성'이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대현 계명대 동산의료원 교수(가정의학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도 패혈증이 생길 수 있지만 단순히 바이러스가 혈액에 들어가서(바이러스혈증·viremia) 문제가 되는 것보다는 2차적인 세균 감염으로 세균이 혈액에 들어가서(세균혈증. Bacteremia) 문제(패혈증)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문지윤, 이치훈씨 사망과 관련, 변이된 코로나19가 패혈증을 유발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낮게 평가했다.

즉,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것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패혈증이 두 사람의 사망 원인이었다는 분석이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문지윤·이치훈씨 사인에 대해 "지금까지 자료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에 변종이 생겨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정도의 높은 치명성을 가진 병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며 "코로나바이러스 문제가 아니라 환자들의 치료가 제때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생기는 문제들을 보여준 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전병율 차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도 현재까지 확인된 코로나19의 변이는 감염력이나 치명성에 큰 변화를 주는 수준이 아니라면서 문지윤·이치훈 씨 사례는 "임파선염, 인후두염 등을 초기에 관리받지 못해 감염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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