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본, 브리핑서 '아비간 사용 가능' 밝혔다가 사후 정정 '혼선'
일본 신종플루약 '아비간' 사용?…"국내 학회 지침에 포함 안돼"
정부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게 일본의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 '아비간'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가 정정하는 등 사실관계 확인에 혼선을 빚었다.

아비간은 국내 전문가들이 부작용 등을 우려해 코로나19 치료에 권고하지 않는 의약품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국내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해서는 대한감염학회의 진료지침 등을 활용해 의료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지침에는 아비간을 비롯해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 말라리아 치료제,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인이 판단해서 환자에게 투약 가능할 경우에는 언제든 사용이 가능한 그런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감염학회·대한항균요법학회·대한소아감염학회 등 3개 학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코로나19 약물치료에 관한 전문가 권고안'에는 아비간이 포함돼있지 않다.

권고안에 적시된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할만한 항바이러스제는 ▲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 ▲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 칼레트라와 인터페론 병합 ▲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 리바비린과 칼레트라 병합 또는 리바비린과 인터페론 병합(리바비린 단독 요법은 권하지 않음) 등 5가지다.

정부는 브리핑 발언과 대한감염학회의 지침이 엇갈린다는 의문이 제기되자 브리핑 종료 후 별도 공지를 통해 "권 부본부장 브리핑 내용 중 대한감염학회 등의 코로나19 약물치료 권고안에 아비간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정정했다.

아비간은 일본 후지필름의 자회사인 후지필름도야마화학이 개발한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다.

일본 정부가 기존 인플루엔자 치료제가 듣지 않는 신종 플루가 유행한다고 판단할 때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2014년 승인했다.

태아에게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있어 임신부에게는 사용할 수 없는 약이다.

현재 일본에서 코로나19 환자에게 아비간을 투여하고 있다.

한때 국내에서는 아비간의 수입 특례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전문가 자문 결과 국내에 들여오지 않기로 한 상황이다.

대한감염학회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환자 주치의로 이뤄진 중앙임상위원회에서도 아비간을 치료에 사용할 만한 임상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중앙임상위원회는 아비간에 대해 시험관 연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없었고, 동물실험에서 태아 독성 및 사망이 보고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내 치료에 쓰기 어려운 약물이라고 판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