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채 거리 두고 예배…방역수칙 준수에 신경
경기 이어 '중단 권고' 전국 확대로 아예 문 닫은 곳 많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을 하루속히 회복 시켜 주시옵소서."
주일인 22일 오전 경기 수원시 한 중대형 교회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진정을 희망하는 목사의 기도가 나오자 신도들은 저마다 "아멘"이라고 외쳤다.

'띄엄띄엄 앉아서 기도'…밀집예배 제한에 달라진 교회 풍경

경기도가 '밀집집회 제한' 행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정부도 종교시설 운영 중단을 강력하게 권고한 직후인데도 이날 일부 교회에서는 감염 예방수칙을 준수한 선에서 집회예배를 진행했다.

다만 코로나19 집단감염 여파로 예배에 참석하는 신도가 크게 줄어 매우 차분한 모습이었다.

평소 같으면 교회 안팎이 삼삼오오 모여 한 주간 있었던 일에 대해 담소를 나누는 신도들로 북적였겠지만, 이날 교회를 찾은 교인들은 마스크를 쓴 채 서로 별다른 대화를 주고받지 않고 곧바로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기 바빴다.

양손에 성경책과 찬송가를 든 신도들은 예배당에 들어가기 전 발열을 체크하고, 손 소독제를 사용했다.

교회 측은 코로나19 감염 원인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출입문에 붙여두고, 등록한 교인에 대해서만 입장을 허용했다.

예배당 안은 폭이 2m가 넘는 의자에 신도들이 각각 1∼2m씩 띄엄띄엄 떨어져 앉은 데다 성가대석까지 텅 비어 썰렁하기까지 했다.

목사의 기도와 설교에 따라 이따금 "아멘"이라고 외치는 신도들의 목소리만이 조용한 예배당 안을 울릴 뿐이었다.

수원시 내 또 다른 교회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교회 입구에는 마스크 착용, 37.5도 이상의 발열 여부 체크, 2m 간격 유지 등 당부 사항이 적혀 있었다.

교회 측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점심 식사 제공 및 차량 운행을 중단한다는 소식지를 신도들에게 나눠줬다.

용인지역 소규모 교회에서도 예배를 앞두고 문손잡이 등에 대한 소독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띄엄띄엄 앉아서 기도'…밀집예배 제한에 달라진 교회 풍경

일부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집회 자제를 권고하는 정부와 지자체의 행정명령이 내려지자 교회의 주말 예배 풍경이 달라졌다.

경기도는 지난 17일 코로나19 감염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은 교회 137곳에 대해 '밀집 집회' 예배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부득이 실내예배를 한다면 ▲발열·기침·인후염 등 증상 유무 체크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비치 ▲2m 이격거리 유지 ▲예배 전후 교회 소독 ▲식사 제공 금지 ▲참석자 명단 및 연락처 작성 등 7가지 수칙을 지킬 것을 제시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집회 전면 금지, 벌금 부과, 구상권 청구 등 3가지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이어 정부도 21일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에 대해 15일간 운영을 중단해달라고 권고했다.

감염 예방지침을 지키지 않고 영업을 강행하면 집회·집합 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고, 지침 위반으로 인해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띄엄띄엄 앉아서 기도'…밀집예배 제한에 달라진 교회 풍경

이런 조치를 전후해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교회들은 상당수 온라인 예배로 대체했고, 정부와 지자체 조치가 나온 이후에는 일부 동네 소규모 교회들도 문을 닫거나 예방수칙을 준수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교회와 함께 경기도가 '밀접이용 제한' 행정명령을 내린 PC방이나 노래방도 평소와는 다른 풍경이었다.

주말이면 청소년들로 붐벼야 할 PC방이나 코인 노래방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며, 헬스장 등 실내 운동시설은 임시 휴관에 들어간 곳도 많았다.

한 시군 지자체 관계자는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이날부터 교회를 중심으로 현장 점검에 나서고 있다"며 "행정명령에 따르지 않는 곳에 대해서는 강력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기준으로 수원 생명샘(11명), 부천 생명수(18명), 성남 은혜의강(68명) 등 경기도 내 3개 교회에서만 97명의 확진자가 집단 발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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