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찾아가는 교육' 사실상 무산…유튜브 등 온라인 자료만 제공
고3 "총선 다음날 전국연합학력평가라 투표 어려워"…고1·2 교육도 선거 이후로
개학연기 여파로 '고3 선거 교육' 흐지부지…투표 무관심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학교 개학이 4월 6일로 미뤄지면서 사상 첫 '교복 입은 유권자'들이 선거 교육 한 번 못 받고 4·15 총선에서 투표할 처지에 놓였다.

고등학교 3학년에게 중요한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까지 총선 일정과 겹치면서 학생들의 선거 관심과 투표 참여율이 저조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총선에 첫 투표권을 행사하는 만 18세 이상 학생들을 위해 학교가 3월에 개학하면 '찾아가는 선거 교육'을 펼칠 예정이었다.

학교가 선관위에 교육을 신청하면, 선관위 산하 선거연수원에서 전문 교육 인력을 보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선관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학교 개학이 연기돼 교육을 신청한 학교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미뤄진 개학일인 4월 6일부터 총선 전날인 4월 14일 사이에도 '찾아가는 선거 교육'은 할 수 있다.

선관위는 "원하는 학교가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대다수 학교가 개학 이후에도 외부인 출입을 통제할 방침이라 선거 교육을 신청할 학교는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선관위는 대신에 온라인 콘텐츠로 선거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카드뉴스·웹툰 등으로 선거 관련 기본 정보를 배울 수 있고, 선관위 유튜브 채널에서는 10대에게 인기가 많은 김민아 아나운서와 아이돌그룹이 출연하는 웹드라마로 선거에 참여하는 방법과 주의사항을 익힐 수 있다.

교육부는 선관위 선거연수원이 만든 교사용·학생용 선거 교육 책자와 리플릿을 전국 고등학교에 배포했다.

각 학교는 개학 첫 주에 선거 교육을 진행할 전망이다.

개학연기 여파로 '고3 선거 교육' 흐지부지…투표 무관심 우려

당국의 이런 노력에도 학교 현장에서는 고3 학생들이 이번 총선에 관심을 두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개학 연기 여파로 총선 바로 다음 날인 4월 16일에 치러지는 점이 선거 참여 독려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서울시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는 보통 3월 중순에 치러져 '3월 모의고사' 또는 '3월 학평'으로 불린다.

올해도 원래 이달 12일로 예정됐었으나 개학과 함께 미뤄졌다.

이 시험은 재수생이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재학생들 입장에서는 겨울방학 동안 공부한 실력으로 자신이 전국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파악할 기회다.

자신이 대입에서 '수시형'인지 '정시형'인지 판단할 때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되기도 한다.

올해 고3이 된 박준형(18) 군은 "생일이 3월이라 총선 때 투표권은 있다"면서도 "개학 연기 때문에 공부량이 부족해서 선거까지 관심 가질 시간은 없을 것 같다.

총선 당일에 투표하러 갈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교사 김모(35)씨는 "교육청에서 개학 첫 주에 선거 관련 계기교육을 하라고 지침을 내릴 것 같은데, 선거법 저촉 우려 등 때문에 형식적인 교육만 할 것 같다"며 "아이들도 공부 때문에 대부분 관심이 적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당초에는 고교 1∼2학년을 위한 선거 교육 자료도 총선 전에 배포해서 이번 총선을 고등학생 전체의 민주시민 교육 기회로 활용할 방침이었는데, 이 역시 개학 연기 등의 이유로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1∼2학년은 통합사회 등 교과 수업 시간에 교육과정과 연계해 가르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면서 "고3에게는 온라인 등으로 선거 교육을 최대한 진행하고, 투표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서 "학력평가 전날이 총선이라는 이유로 투표를 안 하는 학생이 없도록 사전투표(4월 10∼11일)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개학연기 여파로 '고3 선거 교육' 흐지부지…투표 무관심 우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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