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 넘는 급여에도 요양보호사 못 구해…"철저한 방역에도 막연한 두려움"
확진자는 모두 떠났는데…남은 요양원 노인들이 서럽다
"어르신 돌봐주실 분 안 계십니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온 경북 경산 요양시설에서 요양보호사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미 확진자가 모두 떠나고 방역을 완료해 안정을 되찾았지만, 감염을 우려한 요양보호사들이 해당 시설을 기피하는 바람에 시설에 남은 비감염 노인 돌봄이 차질이 빚는다.

22일 경산보건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일부 요양시설에서 노인들을 돌볼 요양보호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는 노인 인권 문제가 걸려 있어 어쩔 수 없이 시설 폐쇄까지 고려하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산 한 요양원에서는 입소자와 요양보호사 등 상당수가 확진 판정을 받아 전담병원 등 치료 시설로 모두 이송됐다
음성 판정을 받은 노인들은 코호트 격리(동일집단 격리)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다.

대부분 고령에 치매 등 지병이 있어 요양보호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이들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다고 한다.

간호부장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매달려 보지만,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열악한 돌봄 상황에 화가 난 보호자들은 법적 조치까지 하겠다며 항의하고 있다.

요양원 측은 궁여지책으로 기본급에 특별수당을 얹어 두배가 훨씬 넘는 급여로 2주간 아르바이트 형태로 5명을 구하기로 했다.

주간·주간·야간·야간·비번·비번 순으로 8시간 근무에 방호복을 지급한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구직자 반응은 신통치 않다.

지난 20일 3명이 찾아왔지만, 하루를 일한 뒤 감염이 걱정된다는 등 이유로 모두 그만뒀다고 한다.

경산에서는 요양원 등 복지시설 5곳에서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에 다른 곳도 사정이 비슷할 것으로 경산보건소는 추정한다.

안경숙 경산보건소장은 "철저하게 방역했고 규정에 따른 방호복도 지급하는 조건인데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며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인력풀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음성인 노인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방치하는 것은 노인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며 "뜻있는 요양보호사나 간호조무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하러 와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