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하면 병원 안 가요" 코로나19에 의료계도 '끙끙'
"원래 겨울방학에 집중 치료를 많이 하는데 감염 우려 때문인지 2월 말부터 진료 예약이 많이 취소됐어요.

"
전 세계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의료계도 시름하고 있다.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가운데 시급하지 않은 치료나 수술, 건강검진은 물론이고 증상이 있어도 병원 가기를 꺼리면서 내원 환자가 급감했다.

치료 과정에서 환자들과 접촉이 많은 한의원과 치과가 대표적이고 성형외과와 건강검진 전문기관도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으로 중형병원(2차 의료기관) 외래, 입원 환자들도 상당수 감소했다.

21일 광주시치과의사회와 일선 치과 의원들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환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곳이 많았다.

서구의 한 치과는 2월 말부터 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줄었다.

A 치과 원장은 "입을 벌리고 치아를 깎는 과정에서 비말(침방울)이 튈 것을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고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나 더 어려운 영세 상인들을 생각하면 힘들다고 표현하기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광주시한의사회 역시 지역 한의원과 한방병원 환자가 50∼70%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침을 맞고 수기 치료를 하다 보니 장기간 치료를 받던 환자들도 진료 횟수를 줄이고 있다.

다수가 이용하는 공간에서 물리치료를 진행하는 통증의학과와 정형외과도 마찬가지였다.

미용 목적 치료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성형외과와 원래 직장 검진 기한인 하반기에 비해 상반기 이용객이 적은 건강검진 전문기관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구의 한 성형외과는 올해 2∼3월 수술 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남구의 한 건강검진 기관도 3월 단체검진이 예정된 사업장 대부분이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종사자들에게 번갈아 가며 연차를 사용하도록 독려하거나 결원이 발생해도 당분간 충원을 하지 않는 곳들이 많았다.

지역 의료인들은 병원을 소독하고 내원 환자에게 발열과 해외여행 이력을 확인하는 등 대처하고 있지만, 환자가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감염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B 병원장은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 속에서도 병문안이나 출입 통제를 강화하는 등 의료진도 환자도 평소보다 불편한 상황이 많아졌다"며 "하지만 지금은 나의 피해보다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함께 잘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