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에서 의사회에 한 명 요청했는데 이틀 만에 열두 분이 자원하셨더라고요.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의사회에 가입한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 덕에 1주에 한번씩 교대로 일하게 되니 부담도 크게 줄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난달 27일 송파구의사회는 송파구로부터 의사 1명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날 송파구에서만 5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서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이 직접 서대원 송파구의사회 회장을 구청으로 초빙해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송파구보건소의 검체조사건수는 설 연휴 직후인 22일 21건에서 일주일 뒤인 29일에는 54건까지 급증했다. 의사 5명이 일반진료와 함께 검체검사까지 병행했다. 송파구 관계자는 "통풍이 안 되는 방호복을 입고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교대근무하는 업무 자체가 큰 부담이었다"고 설명했다. 방호복 내부가 완전히 밀폐되는 탓에 최대 2시간동안 매뉴얼엔 최대 2시간만 방호복을 입도록 하고 있다.
"1명 요청했더니 12명이 자원"…몰리는 검사 수요에 자원봉사 나선 민간 의료진

송파구의사회가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자원봉사를 받는다고 공지를 올린지 이틀 만에 12명의 의사가 돕겠다고 나섰다. 지금도 각자 개인병원을 6시쯤 마치고 선별진료소에서 10시까지 봉사를 한다. 서대원 회장은 "이번에 방호복을 처음 입어봤는데 단시간 일하기도 하고, 봄이라서 다행"이라며 "메르스 때처럼 여름에 장기간 일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체조사 창구를 메르스 때처럼 민간 병원이 아니라 보건소로 통일한 것은 '신의 한수'"라며 "그 때처럼 방호복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민간 병원까지 검체조사와 진료를 했다면 민간 병원이 또 하나의 집단감염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1명 요청했더니 12명이 자원"…몰리는 검사 수요에 자원봉사 나선 민간 의료진

자치구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유증상자들의 검체 조사 수요가 급증하자 자치구 의사회 소속 의사들의 자원봉사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선별진료소 검사인력의 업무 피로가 심각해서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4일까지 일주일간 25개 자치구 보건소 의료진이 맡은 검체 검사횟수는 1만6939건. 25개 자치구의 보건소 의료진들은 하루 평균 74.8건의 진료와 48.6건의 검체 검사를 떠맡은 셈이다.

현재 25개 자치구 선별진료소에서는 병원 148곳에서 나온 161명의 의사들이 검체조사와 진료를 돕고 있다. 은평성모병원에서 14명의 집단감염사례가 나온 은평구의 보건소에서는 11명의 민간 의료진이 매일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서초구에서는 10개 병원에서 21명의 의료진이, 강북구에서도 21개 병원에서 나온 21명의 의사들이 매일 선별진료소에서 무료로 검체 조사 업무를 하고 있다.

자치구 관계자들은 '의사회 뿐 아니라 의사 개개인이 먼저 연락이 와서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김성욱 도봉구의사회 회장은 "국민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걸 발휘해서 (코로나19 사태를)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나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지도 안했는데 먼저 제안해온 분들이 계셨다"며 "65세 이상 의사들도 다수 지원했다"고 밝혔다.

현재 도봉구 보건소에도 4명의 민간 의료진이 각자 개인병원을 마치고 매일 밤 7시부터 10시까지 선별진료소를 찾아 보건소 인력의 업무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김 회장은 당부의 말도 남겼다. "유증상자이면서 보건소에 마스크를 안 하고 오신 분들이 많은데 의료진 안전을 위해서라도 꼭 써주셨으면 합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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