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발병률↓ 젊은 여성암 환자↑
성 경험 연령 낮아지면서
20~30대 환자 증가하는 추세
이른 초경·출산 기피 등도 원인
조기 발견 땐 임신·출산할 수 있어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암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이전에는 걸리면 죽는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3~2017년 사이에 진단받은 국내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0.4%다. 10년 전(2001~2005년) 54.1%보다 16.3%포인트 증가했다. 암 발병률 중 눈에 띄는 것은 20~30대 여성암 발병률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8~2017년 10년간 20~30대 여성 암 발병률은 10~20% 정도 많아졌다. 젊은 여성암 환자가 늘면서 치료 후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들은 암이 완치돼도 임신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힘들어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여성의 임신 출산에 영향을 주는 부인암이라도 조기에 치료하고 발견하면 임신이나 출산이 가능하다. 가임력을 보존하는 여성암 치료에 대해 알아봤다.
암 발병률 줄고 젊은 부인암 환자는 늘고
국내 암 발병률은 줄어드는 추세다. 1999~2011년 3.8%씩 증가했던 암 발병률은 2011년 이후 매년 2.6% 줄었다. 20~30대 여성 부인암 발병률은 증가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가운데 20~30대 환자는 8% 늘었다. 20~30대 자궁내막암과 난소암 환자도 같은 기간 각각 175.2%, 58.8% 급증했다. 전체 여성암 환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30대 부인암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이기헌 일산차병원 부인종양센터장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때문에 생기는 자궁경부암은 과거 폐경기 여성이 주로 진단됐다”며 “성 경험 연령이 낮아지면서 20~30대 젊은 환자에게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그는 “자궁경부암은 오랜 기간 전암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정기 검진만 하면 암으로 발전하기 전 단계에 진단해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은 이를 소홀히 해 암으로 진행한 뒤 진단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자궁내막암은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만, 배란장애 등이 원인”이라며 “난소암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이른 초경과 늦은 출산, 출산 기피 등으로 발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기 발견하면 자연임신과 출산 가능
20~30대 부인암 환자가 증가하지만 임신 출산 등이 늦어지면서 암에 걸리면 가임력을 보존하지 못한다는 불안감도 크다. 하지만 정기 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가임력을 보존하는 방법으로 임신하거나 출산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을 초기에 발견하면 원추절제술이나 자궁경부절제술 등을 통해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다. 원추절제술은 자궁경부에 생긴 종양을 제거하는 시술이다. 미세침윤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받았을 때 시술할 수 있다. 1기 자궁경부암이라면 자궁체부를 살리고 자궁경부만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광범위 자궁경부절제술을 통해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다.
자궁내막암은 자궁 안에 암이 생기기 때문에 자궁을 적출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만약 다른 장기에 전이되지 않고 자궁근층까지 들어가지 않은 초기암이라면 고단위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요법을 시행해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다. 내시경으로 암이 생긴 내막을 긁어내는 자궁내막소파수술을 한 뒤 고용량 호르몬 치료로 자궁내막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것을 억제한다. 1년 동안 조직검사에서 암세포가 나오지 않으면 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
난소암은 한쪽 난소에만 암이 생겼을 때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다. 이때는 암이 생긴 난소를 잘라내고 자궁과 반대쪽 난소를 보존하는 가임력 보존 수술을 한다. 20~30대는 난소상피암보다는 난소생식세포종양 비중이 더 높다. 이런 난소생식세포종양은 증상이 조기에 생기고 항암치료 반응도 좋다.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다.
난자동결도 고려해야
가임력 보존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한 뒤 자궁이나 난소를 보존하는 데 성공해 임신과 출산을 마친 여성들도 많다. 다만 항암치료를 할 때 화학항암제를 복용하고 방사선치료, 골수모세포 이식 등을 거치면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생식세포가 망가질 위험이 크다. 재발하거나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도 고려해 암 치료를 받기 전 치료 초기 단계에 가임력을 보존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고려해볼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난자동결보존이다. 항암치료 중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생식세포가 손상돼 가임력이 떨어질 위험이 높다. 항암치료를 받기 전에 난임센터와의 협진을 통해 난자를 채취한 뒤 동결 보관해두면 좋다. 완치된 후 체외수정 등을 통해 임신 및 출산할 수 있다. 한세열 일산차병원 난임센터장은 “항암치료 전 건강한 상태의 생식세포를 채취해 보존하면 치료받은 뒤 가임력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이런 난자동결은 생식세포를 얼마나 안전하게 동결하느냐가 핵심”이라고 했다.
매년 산부인과 검진받아야
국내 부인암 중 환자가 가장 많은 것은 자궁경부암이다. 2년마다 국가 검진을 받도록 돼 있는 데다 백신도 개발됐기 때문에 예방할 수 있다. 청소년기에 HPV 감염을 막는 백신 접종을 미리 해두면 나중에 암이 생기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자궁경부암과 달리 자궁내막암이나 난소암은 아직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이들 질환을 막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찾아 검진받아야 한다. 이들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도 산부인과 정기 검진은 중요하다.
특히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은 매년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성 경험이 없다고 해도 30세가 넘었다면 매년 시기를 정해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찾는 것이 좋다. 월경 기간이 아닌데 비정상적으로 출혈이 생겼다면 부인암 전조 증상일 위험이 있다. 산부인과를 방문해야 한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부인암에 걸렸다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좌절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센터장은 “최근 20~30대 부인암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완치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가장 좋은 것은 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더라도 진단 후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완치는 물론 가임력 보존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개인 위생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었다.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와 각종 감염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평소 무심코 하는 습관 때문에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 오한진 대전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실내 생활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라고 했다.가족끼리 질환이 전파되는 가장 흔한 매개체는 수건이다. 수건은 한 번만 써도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수건에 얼굴을 닦으면서 피부 각질과 피부세포, 피지, 각종 분비물이 옮겨간다. 이들과 함께 세균, 곰팡이 포자도 수건으로 옮겨갈 위험이 있다. 수건을 걸어두는 욕실은 온도와 습도가 높다.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다. 수건을 가족 구성원이 함께 쓰다 보면 이를 통해 감기, 눈병, 전염성 피부병 등을 옮길 위험이 있다. 가능한 한 수건은 따로 사용해야 한다.면도기를 함께 쓰는 것도 금물이다. 면도할 때 피부에 미세한 상처가 날 위험이 있다. 피가 날 정도로 베이기도 한다. 이런 상처를 통해 균에 감염되기 쉽다. 손톱깎이나 욕실매트도 위험하다. 손톱깎이를 통해 어른들의 무좀균이 아이들에게 전해질 위험이 있다. 무좀에 걸린 사람과 발매트를 함께 사용하면 무좀균이 옮겨갈 위험도 있다. 오 교수는 “무좀균이 옮겨가는 것을 막기 위해 공중목욕탕을 다녀온 뒤 집에서 발을 다시 한번 씻는 것이 좋다”며 “집에 면역력이 약해 무좀에 걸리기 쉬운 만성질환자가 있다면 가족들이 발 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애완동물을 키울 때도 주의해야 한다. 동물을 통해 회충, 촌충, 십이지장충 등 기생충이 생길 위험이 있다. 피부기생충, 곰팡이성 피부병이 동물을 통해 옮기도 한다. 고양이에게 많은 톡소플라스마라는 기생충은 심장 근육에 염증을 일으키는 심근염, 뇌염, 폐렴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애완동물의 배설물을 처리한 뒤 손을 제대로 씻지 않고 음식을 먹으면 이콜라이 장염이 생겨 심한 복통, 설사를 할 위험이 높다.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개나 고양이의 털이 입에 들어가 알레르기성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오 교수는 “애완동물로부터 병을 옮지 않으려면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입맞춤을 하거나 함께 음식을 먹는 일은 절대 금물이고 배설물은 즉시 치워야 한다”고 했다. 배설물을 처리할 때는 소독제를 사용해야 한다. 진공청소기로 집안에 날리는 털을 최대한 제거하고 애완동물에게 2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먹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사무실에서 매일 만지는 키보드, 마우스에도 다양한 병원균이 묻어 증식한다. 음식 부스러기가 자판 틈에 떨어져 있다가 습기 등과 결합하면 균이 자라는 최적의 서식지로 변한다. 사무실에서 공동으로 쓰는 전화에도 세균이 많이 묻어 있다. 오래된 책과 흔히 쓰는 돈도 마찬가지다. 살모넬라, 시겔라 등 식중독균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오 교수는 “책장을 넘기거나 돈을 셀 때는 손가락에 침을 묻히는 행동은 수많은 병균을 입 속에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독서한 뒤나 돈을 센 뒤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고 했다.건강한 생활을 위해 환기가 중요하다. 공기청정기가 도움이 되지만 무거운 항원을 제거하는 데는 효과적이지 않다. 실내 습도도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호흡기 점막이 수분을 충분히 머금고 섬모가 활발히 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하루 8차례 이상, 30초 넘게 비누로 꼼꼼히 손을 씻는 것도 중요하다. 식사를 하거나 간식을 먹기 전, 음식을 조리하기 전, 화장실을 이용한 뒤에는 꼭 손을 씻어야 한다. 손을 씻을 때는 충분히 비누칠을 해 거품을 낸 뒤 물로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이후 물기를 완전히 닦아내는 것도 중요하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환절기는 건조한 날씨 탓에 각종 피부 질환 환자들이 유독 시달리는 계절입니다. 건선도 그중 하나입니다.건선은 면역체계 이상이 원인으로 알려진 만성 피부 질환으로 두피, 팔꿈치, 다리, 손톱 등 전신에 피부가 붉어지는 증상인 홍반과 하얀 각질인 인설이 나타나는 것이 주요 증상입니다. 건선 병변 부위가 외관으로 드러나다 보니, 환자들은 전염병으로 오해를 받는 등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정서적 고통을 호소하기도 합니다.지난해 대한건선협회에서 건선 환자 64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환자들은 대중의 시선을 직접적으로 받는 찜질방, 수영장 등 공중시설 이용에 가장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건선 환자들을 더 괴롭게 하는 것은 완치가 어려워 도대체 얼마나 오래 건선 환자로 살아야 하는지 모른다는 막연함일 것입니다.건선이 본인 피부 전체의 10% 이상을 덮고 있는 중증 환자들은 ‘건선과 함께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증상이 심각한 중증 건선 환자들은 치료를 해도 별다른 효과가 없어 좌절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다행히 최근에는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들이 도입됐습니다. 75%, 90%를 넘어 100%까지 건선 증상 개선이 가능해졌는데요. 중증 건선 치료의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면서 미국, 영국 등 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완전히 깨끗해진 피부 개선(PASI 100)’이 치료 목표로 제시되고 있습니다.중증 건선에 사용되는 생물학적 제제는 건선 유발 요인의 중요한 단계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인터루킨23(IL-23)과 인터루킨17(IL-17) 저해제가 대표적인데요. 예를 들어 IL-23 저해제는 IL-23 내 하위 단위 P19를 억제해 각질형성세포를 활성화하는 ‘전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감소시킴으로써 건선 증상을 완화합니다. 국내에는 IL-23 저해제로 트렘피어(구셀쿠맙) , 스카이리치(리산키주맙)가, IL-17 저해제로 코센틱스(세쿠키누맙)와 탈츠(익세키주맙)가 도입돼 있습니다.이제는 이런 약제들이 앞다퉈 ‘완전히 깨끗해진 피부 상태’로의 피부 개선 효과 데이터를 속속 내놓으면서 높은 치료 효과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가’에 환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최근 국내에서 허가받은 IL-23 저해제 스카이리치는 ‘완전히 피부가 깨끗해진’ 환자 비율이 투약 2회 차에 47%에서, 약 2년간(94주) 지속 투여했을 때는 72%로 증가했습니다. 연간 4회 투여만으로 치료 기간이 장기간 지속될수록 병변이 완전히 깨끗해지고 피부가 계속 유지되는 효과를 보였다고 합니다. 건선으로 고생하던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입니다. 선택할 수 있는 생물학적 제제의 종류가 많아진 만큼 완치 환자들도 많아지길 기대합니다.ace@hankyung.com
이연제약은 20일 미국 인터바이옴과 유전자 치료제 개발과 생산에 특화된 cGMP 제조시설인 'Interbiome-ll' 설립 및 운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cGMP는 미 식품의약국(FDA)의 의약품 제조시설 기준이다. 양사가 설립할 Interbiome-Ⅱ는 바이러스 기반의 유전자치료제를 위한 공정개발, 스케일업, 임상원료 생산을 담당한다. 그리고 현재 이연제약이 건설 중인 플라스미드 DNA 생산 공장과 이후 준비될 유전자치료제 상용화 공장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설명이다. 인터바이옴은 2016년 미국에서 설립된 바이오 기업이다. 인터바이옴은 이미 Interbiome-Ⅰ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내에 유전자치료제 제조시설 구축하고 있다. 이연제약은 현재 비바이러스성 유전자치료제(플라스미드 DNA) 생산을 위한 제조시설을 충주공장에서 건설 중에 있다. 동시에 바이러스성 유전자치료제 제조시설 구축을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인터바이옴과 수차례의 논의를 거쳤고 회사 측은 전했다.앞으로 설립될 미국 제조시설은 이연제약 협력사들의 빠른 임상 진행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수의 협력을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 중이다. 유용환 이연제약 대표는 "이번 MOU 체결로 오랫동안 숙원 사업으로 준비해왔던 글로벌 유전자치료제 제조시설 구축을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며 "Interbiome-ll를 통한 기술 및 인적 교류 강화로 충주공장에서는 우수한 품질의 유전자세포치료제 원료 및 완제 생산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