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진단키트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선 그어
"영남대병원 검사실서 오염·오류 있었던 것으로 추정"
"RT-PCR 검사, 매우 예민…과정 중 하나라도 부적절하면 잘못된 결과"
숨진 고교생 코로나19 '음성'…"검사 신뢰도 수시 점검해야"(종합)

대구에서 폐렴 증세를 보이다 사망한 17세 고교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가 최종 음성으로 확인되면서 현행 진단검사의 신뢰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진단에 실시간 유전자 증폭(Real-time RT-PCR) 검사법을 활용하고 있다.

환자의 호흡기 검체에서 바이러스를 추출한 뒤 특정 유전자를 증폭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유전자 증폭을 몇 차례 거쳤을 때 바이러스가 검출되는지를 보고 양성과 음성을 판단한다.

만약 판정 기준치인 CT값을 35로 설정했다면, 유전자 증폭을 35보다 적게 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양성이고 이보다 더 많이 증폭해야 하면 음성이다.

35번보다 더 많이 증폭해야 한다는 건 그만큼 검체에 바이러스가 아주 조금 있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이 검사법은 보통 높은 정확도를 보이지만 검체 및 검사 적절성, 환자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영남대병원 검사의 경우 진단키트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검사가 시행된 환경이 오염돼 잘못된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 사망한 17세 소년, 코로나19 최종 '음성'…검사 오류 판단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숨진 17세 고교생의 호흡기 검체와 소변 등을 재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최종 확인됐다.

영남대병원에서 마지막으로 진행한 소변 검사에서는 양성 소견이 나왔었지만, 질병관리본부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이 각각 실시한 재검사 결과는 모두 최종적으로 음성이었다.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는 영남대병원 실험실의 검사 결과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민관 진단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진단검사관리위원회에서도 코로나19 음성으로 최종 판정했다.

중앙임상위원회 회의에 참여한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센터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양성이 나왔던 마지막 검사에 오류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RT-PCR 검사는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의 검체 외에 양성·음성 대조군 검사를 함께 확인한다.

양성 대조군에서는 양성, 음성 대조군에서 음성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영남대병원에서 진행한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와야 할 대조군에서도 유전자 증폭 반응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이다.

방 교수는 "영남대병원에서 시행된 검사를 다시 확인한 결과 음성 대조군에서도 '양성'이 나온 것으로 보아 검사가 잘못됐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숨진 고교생 코로나19 '음성'…"검사 신뢰도 수시 점검해야"(종합)

◇ 검사실 '환경 오염' 가능성 제기…"환경 소독·대조군 확인 철저해야"
질병관리본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교차 진행한 검사에서 결과가 영남대병원과 '정반대'로 나오면서 영남대병원 실험실 환경이 오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검체가 오염됐거나 검사 과정에서 다른 오염물질과 섞였거나 아예 실험실 자체가 오염돼 검사를 진행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환경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바이러스를 수백만배 증폭시키는 검사다 보니 검사장에 죽어있는 바이러스 핵산이 퍼질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진단검사를 할 때는 환경 소독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 물량이 적정하면 이런 관리가 잘 되는데 대구의 경우 검사 건수가 많이 밀려있어 (관리가 안 돼) 환경적인 오염이 됐을 수 있다"며 "코로나19는 예민한 검사기 때문에 이런 환경 소독과 검사 신뢰도를 확인하는 대조군 확인 등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역시 영남대병원 실험실 오염이나 기술 오류 등을 의심해 이곳에서의 진단검사를 잠정 중단했다.

현재 검사 오류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다.

만약 검사 자체에 구조적인 오류가 있다면 기존 검사에 대해서도 다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 진단키트 '정확성' 논란?…"진단키트 문제는 아니다"
검사 결과가 양성에서 음성으로 바뀌면서 현재 사용 중인 진단키트의 정확도 논란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번 사안이 진단키트 정확도 논란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영남대병원에서의 검사를 재검토하는 건 현재 사용 중인 코로나19 진단키트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진단키트 정확도 부분은)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고 정확성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미국 의회에서 '한국의 진단키트가 비상용으로도 사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미국 의회에서 언급한 진단키트는 국내에선 사용하지 않는 '항체검사법'을 사용하는 제품이었다.

애초에 국내에서는 허가조차 되지 않은 제품을 언급했다는 소식에 관련 논란은 일단락됐다.

항원이나 항체를 이용한 신속면역검사는 정확도가 낮아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진단에 쓰이지 않는다.

진단키트의 정확도 논란과 관련,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등 전문가들 역시 진단키트 자체보다는 외부 요인에 의한 오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코로나19 진단검사에 대한 담화문'에서 "RT-PCR 검사는 매우 적은 양의 바이러스를 수백만배로 증폭시키는 예민한 검사"라며 "검사과정의 여러 단계에서 하나라도 부적절하게 관리되면 잘못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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