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병원도 빡빡한 '37.5℃ 이상 나흘 지속' 기준 적용
하루 평균 전체 검사건수 1천건…한국의 10분의 1 불과
일본 공적보험 적용해도 '코로나19 검사 난민 현상' 여전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 박모(44)씨는 최근 기침과 인후염, 무기력증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사 증세로 두 번이나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아갔으나 거절당했다.

'37.5℃ 이상 고열 나흘 이상 지속'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검사를 받지 못한 것이다.

박씨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16일 "검사받으려고 두 번이나 병원에 갔는데 그냥 일단 쉬란다.

약 먹고 골골거리고 있다.

혹시나 해 집에도 못 가고…이게 사는 건가"라고 한탄하는 글을 올렸다.

일본 정부는 이달 초 코로나19 검사에 공적 보험을 적용하고 본인 부담금도 공적 비용으로 지원해 민간 병원에서도 의사의 판단에 따라 검사를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검사를 받기 위해 이 병원 저 병원을 떠도는 '코로나19 검사 난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1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 검사에 공적 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한 6일부터 16일까지 보험이 적용된 검사 건수는 413건으로, 이 기간 전체 검사 건수의 3%에 그쳤다.

민간 병원에서도 보건소 등에서 실시하는 이른바 '행정 검사'와 마찬가지로 37.5℃ 이상 고열이 나흘 이상 지속해야 코로나19 검사를 해주기 때문이다.

일본 공적보험 적용해도 '코로나19 검사 난민 현상' 여전
그 결과 일본의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적극적으로 검사를 하는 한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국립감염증연구소, 검역소, 지방위생연구소 및 보건소, 민간검사회사, 대학, 의료기관 등에서 실시한 2월 18일부터 3월 15일까지 전체 검사건수는 3만2천125건이다.

이 기간 하루 검사 건수는 적게는 548건(3월 15일), 많게는 1천839건(3월 10일)이다.

하루 평균 검사 건수는 1천건 수준으로 일본이 보유한 검사 능력 대비 7분의 1에 불과하다.

코로나19에 공적 보험이 적용된 6일 이후 하루 검사 건수를 봐도 6일 1천685건, 7일 1천456건, 8일 529건, 9일 1천82건, 10일 1천839건, 11일 1천663건, 12일 1천613건, 13일 1천348건, 14일 1천455건, 15일 548건으로 이전 대비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

코로나19 검사에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 경증 환자와 무증상자는 검사를 받지 못해 자신도 모르게 주위 사람에게 감염시킬 위험이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은 젊은층이 취약한 고령층을 감염시켜 위험에 빠트릴 가능성도 있다고 감염증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