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맞서 싸우던 부산 남구 안여현 의무사무관 고안
보건의 아이디어 '이동형 음압채담부스'…코로나 현장 맹활약
부산 한 선별진료소 보건의가 코로나19 의심환자 검체 채취를 빠르고 안전하게 하려고 개발한 '이동형 음압채담부스'가 호응을 받으며 지역 보건소들로 확산하고 있다.

18일 부산 남구에 따르면 해당 장비를 개발한 보건의는 안여현(41) 의무사무관(의사)이다.

안 사무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장 최일선에서 근무하던 중 기존 선별진료소 음압 텐트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이동형 음압채담부스를 개발했다.

기존 선별진료소 텐트는 보호복은 입은 의료진이 의심 환자와 같은 공간에서 검체 채취를 한다.

그러다 보니 비교적 넓은 텐트 내 공간을 소독하고 다음 환자의 검체 채취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음압기기를 이용한 공기 순환이 시간당 12∼13회로 낮아 에어로졸을 통한 텐트 내 바이러스 사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또 의심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은 계속 보호복을 갈아입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환자 1명을 검사한 뒤 다음 환자를 안전하게 검사하려면 이론상 30여분이 걸렸다.

하지만 안 사무관은 이런 불편들을 개선할 방법을 찾아냈다.

보건의 아이디어 '이동형 음압채담부스'…코로나 현장 맹활약
환자만 들어가는 작은 부스 형태로 음압 공간을 만들고, 의료진은 밖에서 부스 구멍을 통해 환자의 검체를 채취하는 장비를 만들었다.

부스 유리를 사이에 두고 의료진이 환자와 만나기 때문에 직접 접촉하는 장갑만 바꾸면 되고, 부스 공간이 작은 덕에 음압기기의 공기 순환율도 시간당 400회 이상이 돼 바이러스가 내부에서 1분 안에 사멸된다.

부스가 가볍고 바퀴도 달려있어 급박하게 전개되는 소규모 집단 감염 현장에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안 사무관은 "의료진이 보호복 등을 계속 갈아입을 필요도 없어 비상시 물자도 많이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안 사무관이 만든 해당 장비는 주목을 받으면서 지역 보건소가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현재 부산에서는 수영구와 중구 보건소가 도입했고, 부산진구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남구가 이번에 대구 북구 보건소에 인력을 지원하면서, 해당 장비도 무상 대여해 사용이 이뤄지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에서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연합뉴스